손흥민(28·토트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개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가운데 토트넘은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에버턴을 제압했다.
손흥민은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19-2020 EPL 33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33분 스테번 베르흐베인과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최근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날은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골은 EPL 재개 뒤 4경기를 포함해 5개월 가까이 멈춰있다. 2월 16일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시즌 16호(리그 9호)를 기록한 이후 침묵이다.
이날 선발 출전으로 손흥민은 EPL 통산 155번째 경기에 나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스파크 레인저스에서 활약했던 박지성(154경기)을 앞질러 역대 한국 선수 EPL 통산 출전 순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스완지시티와 뉴캐슬 등에서 뛴 187경기를 뛴 기성용이다.
토트넘은 전반 24분 나온 상대 수비수 마이클 킨의 자책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 승점 48로 8위에 자리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의 마지노선인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5)를 승점 7 차이로 힘겹게 추격했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왼쪽에 선 손흥민은 지난 경기들보다 한결 공격적인 움직임 속에 골문을 노렸다.
전반 24분 나온 상대 자책골 상황에서도 기점 역할을 했다.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발재간을 부린 뒤 수비 사이로 짧게 내준 공을 케인이 연결했고, 이어진 페널티 지역 중앙 지오바니 로 셀소의 왼발 터닝 슛이 킨의 몸을 맞고 들어가 결승 골이 됐다.
토트넘이 리드를 지킨 가운데 전반전이 끝나고는 손흥민과 토트넘 골키퍼 위고 로리스가 언쟁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휘슬이 울린 뒤 라커룸으로 향하던 로리스가 갑자기 손흥민 쪽으로 달려가 무엇인가 말하며 분개했고, 손흥민도 지지 않고 달려들어 몸싸움 직전의 일촉즉발의 상황이 일었다.
로 셀소 등 토트넘 동료들이 중간에 끼어들어 말리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전반 종료 직전 추가 시간 상대 공격수 히샬리송에게 위험한 슈팅 기회를 내준 상황이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후반 시작 전 터널에서 손흥민이 로리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로리스도 손흥민의 머리를 감싸며 대화해 둘은 화해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후반 들어 잇달아 매서운 슈팅으로 골대를 위협했으나 추가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8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한 손흥민에게 단번에 연결됐고, 손흥민은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상대 태클을 피한 뒤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상대 조던 픽퍼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9분에는 페널티 아크 왼쪽 좋아하는 지역에서 때린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후반 34분 조제 모리뉴 감독이 첫 번째 교체 카드로 베르흐베인을 택하면서 손흥민은 교체돼 나가 이번 시즌 리그 10호 골 기회를 다시 다음으로 미뤘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치고는 로리스와 포옹해 하프타임의 앙금을 털어냈다.
로리스는 경기 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우리가 압박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내줬다”며 히샬리송의 슈팅 상황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시인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모리뉴 감독은 EPL에서 역대 5번째로 통산 200승 고지에 올랐다. 326경기 만에 200승을 달성,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322경기)에 이어 최소 경기 2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