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세계적 성공 배경을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사례연구로 조명해 눈길을 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애니타 엘버스 교수팀은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빅히트와 블록버스터 밴드 방탄소년단 :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K팝'이라는 제목의 사례연구 보고서를 게재했다.
2일 빅히트에 따르면 이번 사례연구는 지난해 8월 연구진이 서울을 방문하며 시작됐다.
연구진은 K팝 특유의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과 가수·팬 관계 등을 조명하고, 방시혁 빅히트 의장, 윤석준 글로벌 부문 CEO(최고경영자), 빅히트 실무진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탄소년단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보고서는 방탄소년단이 꾸려지게 된 과정 등 데뷔 전 스토리에서부터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현재까지 역사를 두루 짚는다.
빅히트의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과 투자 결정 과정 등도 언급된다.
특히 과거 어려움을 겪었던 빅히트가 2011년 워크숍을 통해 전략을 재정비하고 시장에 대해 보다 넓은 '통찰'을 갖게 된 과정이 소개됐다.
당시 빅히트는 "전형적인 K팝 아이돌 시스템과, 그것을 어떻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고 방 의장은 밝혔다.
방 의장은 "빅히트에서는 (K팝) 시스템의 효율성과 아티스트 각각의 개인적 자율성(inpiduality)에 대한 존중 사이에서 이상적인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2018년 방탄소년단과 빅히트가 7년 재계약을 할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일부 엿볼 수 있다.
방 의장은 "멤버들은 '7년을 더 드릴 테니, 우리가 이룬 성공에 상응하는 인정을 달라. 그리고 그것을 계약에 반영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고, 윤석준 CEO는 "우리는 회의에서 돈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야기했던 것은 '우리의 팬과 고객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가'였다"고 기억했다.
연구진은 방탄소년단이 현재의 성공을 지속해갈 수 있을지, 빅히트가 다른 그룹들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재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애니타 엘버스 교수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스포츠 산업 등을 연구해 왔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이뤄지는 초대형 베팅 전략에 주목한 저서 '블록버스터 법칙'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빅히트 사례 연구는 엘버스 교수의 다음 학기 강의 교재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