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을 막으려 빗장을 걸어 잠갔더니 엉뚱한 데서 문제가 터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폐쇄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밀입국과 마약 밀반입이란 새 골칫거리가 생겼다. 밀입국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수퍼 전파자’가 될 우려가 커지고 구멍난 방역 체계에 편승해 동남아에 만연한 마약거래도 폭증할 조짐이다.
21일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태국 정부는 최근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밀입국한 노동자들이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태국은 일부 기업인들의 예외 입국을 제외한 모든 국경 교통과 하늘길을 봉쇄한 상태다.
하지만 두 나라 노동자들이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생활고에 직면하자 태국과의 국경 지대인 우본 라차타니ㆍ농카이ㆍ시사껫 지역 등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착팁 차이진다 태국 경찰청장은 “경찰과 군대가 협력해 북동부 국경지대 밀입국 정보를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광범위한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이 밀입국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들 노동자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새로운 진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라오스와 캄보디아 정부는 이날까지 각각 19명, 129명의 확진 환자만 나왔다고 주장하나, 태국 언론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진단키트와 검역소를 고려하면 태국에서 돌아간 노동자 수만명의 10분의1도 검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