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지난해보다 5단계 상승한 23위를 기록했다. 선진국들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잘 대처한 점이 일부 영향을 줬다.
16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는 63개국 중 23위로 지난해 28위보다 5단계 상승했다.
IMD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는 Δ경제성과 Δ정부 효율성 Δ기업 효율성 Δ인프라 등 4개 분야의 통계 및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매겨진다.
지난해에는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한국 순위가 24위에서 23위로 떨어졌다. 그런데 올해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로 주목을 받으면서 5단계 상승하게 된 것이다. 200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었다. 김영귀 KIEP 연구조정실장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번 순위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효율성 항목은 31위에서 28위로, 기업효율성은 34위에서 28위, 인프라는 20위에서 16위로 모두 상승했다. 경제성과 부문만 27위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돼왔던 기업효율성 부문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효율성 부문 중 노동시장 순위는 36위에서 28위로, 경영관행은 47위에서 36위로, 행태·가치는 25위에서 15위로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KIEP는 “낮은 장기실업률, 간소한 창업절차, 기업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 높은 R&D 투자 등이 강점으로 평가돼 순위 상승을 견인했다”며 “다만 기업 이전에 대한 불안감, 높은 관세장벽, 기업 이사회의 비효과적인 관리·감독 등이 약점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진국들 중에서는 코로나19 대처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가들이 국가경쟁력 순위도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중국은 14위에서 20위로 6단계, 일본은 30위에서 34위로 4단계, 미국은 3위에서 10위로 무려 7단계 떨어졌다. 홍콩은 홍콩사태까지 겹쳐 2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