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키우지 못할 상황이었는데도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주 한인 입양인 캐시 호튼(한국명 김광파·48)씨가 얼굴도 모르는 친부모를 떠올리며 세상의 태어난 자체마저도 고마워했다. 뉴욕주에 거주하는 호튼씨는 최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친부모를 찾아달라며 보낸 사연에서 “부모님을 매일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 저는 괜찮다고, 부모님도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사연과 입양 기록에 따르면 그가 태어난 날은 1972년 8월14일이다. 이름은 김광파. 하지만 생년월일과 이름이 진짜인지, 입양기관에서 임의로 작성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발견 일자(1973년 3월3일 오후 11시)와 장소(서울 마포구 공덕 2동 456번지)는 맞을 확률이 높다. 발견 당시 마포경찰서에 신고됐기 때문이다.
유기 아동 신분으로 서울시립 어린이병원을 거쳐 4일 뒤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위탁된 그는 유씨 성을 가진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 이 가정에는 위탁 부모와 2남2녀가 살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아들 다섯을 둔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그는 다복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한다. 결혼해 딸(24)을 낳은 호튼 씨는 뉴욕주립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노인 돌봄 일을 하는 딸은 어머니의 모국인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어머니의 친부모를 찾는 일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포기했을 거예요. 그런데 딸이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해 줍니다. 가족을 찾기 위해 유전자(DNA) 검사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10촌 친척을 미국에서 찾았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분도 입양됐더라고요.”
호튼 씨는 10촌 친척의 도움으로 입양 단체에서 가족찾기와 관련된 정보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