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장기화하면서 항공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자 국내 항공사들이 노선 축소와 함께 수요 촉발을 위해 싼 가격에 항공권 판매에 나서고 있다. 빈 좌석으로 운항하는 것보다 싸게라도 항공권을 판매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10일 LA타임스는 유나이트항공, 델타항공, 어메리칸항공, 제트블루 등 주요 항공사들이 빈 좌석을 줄이기 위해 일정 변경 수수를 면제하는 것은 물론 정상 가격보다 싼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수 항공사들이 저가 항공권 판매에 나선 까닭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공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올 여름 휴가 시즌을 위한 파격적인 가격의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LA 국제공항을 출발지로 유나이티드항공과 하와이안항공을 이용해 하와이 마우이섬을 방문하는 직항 왕복 항공권의 경우 198달러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LA 국제공항과 달라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을 왕복하는 아메리칸항공의 항공료는 151달러.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 왕복 요금은 195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오는 22일부터 대학농구 토너먼트가 벌어지는 라스베가스를 방문하고 싶다면 프로티어항공의 57달러 왕복 항공권이나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의 89달러 왕복 항공권을 노려볼 만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를 운항했던 B787이나 777 기종이 국내선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계류장에 보관하면 막대한 보관료를 부담해야 하는 항공사로서는 국내선 운항으로 돌리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항공여행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의 이 같은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하고 있다.
국제선 운항을 줄이는 대신 미국 내 국내선과 인접 국가 운항에 마케팅을 함으로써 수요 증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항공기 수요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항공사들의 생존 전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10일 항공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항공기 운항을 국제선은 25%, 국내선은 10~15% 축소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도 태평양 노선에서의 56% 감축을 포함해 여름 성수기 국제선 운항을 기존보다 10%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선 운항도 7.5% 줄이기로 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4월 한 달간 미국 국내선과 캐나다 노선 운항을 10% 줄인다고 밝혔다. 국제선 운항도 20%가량 줄이기로 했다.
앞서 미 항공사들은 중국과 한국 등에 대한 항공편 운항을 한시적으로 축소한 바 있다.
<남상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