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디가드’의 한 장면이 연출될 뻔했다. 그 순간의 영웅이 훈련된 요원이 아니라 질 바이든이었다는 점만 빼면.”
‘수퍼 화요일’의 승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지만, 이날 또 한 명의 승자가 있다면 바로 그의 부인 질 바이든인 듯하다.
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3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인 질이 남편에게 달려드는 시위자들을 잇달아 ‘격퇴’해 큰 화제를 모았다.
14개 주 중 10개 주에서 이긴 바이든 전 부통령이 LA 집회에서 승리 소감을 밝히던 중 연단 위로 두 차례 여성 시위자들이 난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두 시위자를 잇달아 막아낸 이가 바로 바이든의 아내 질이다.
첫 번째 여성 시위자는 ‘낙농업에 죽음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연단에 뛰어올라 바이든 바로 앞에 섰는데, 질이 곧바로 남편의 오른손을 붙잡은 상태에서 시위자와 남편 사이를 가로막아 섰다.
그로부터 약 10초 후 또다른 ‘반 낙농업’ 시위 여성이 연단으로 돌진했는데 “질이 ‘빛의 속도로’ 팔을 휘둘러 이 여성의 손목을 잡아챘고 뒤이어 그녀를 밀쳐냈다”고 WP는 묘사했다.
질이 순식간에 벌어진 잇단 공격을 막아낸 직후 바이든의 선임 고문 사이먼 샌더스와 다른 스태프가 합류해 두 번째 여성을 연단에서 끌어내렸다.
질의 이러한 기민한 대처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소셜미디어로 퍼져나갔고 ‘수퍼 화요일’과 관련해 화제가 된 최고의 순간 중 하나가 됐다. 당시 현장을 찍은 한 사진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2020년 내가 찍은 사진 중 가장 많이 트윗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은 이후 트위터를 통해 “굉장한 밤”(What a night)이라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질의 기민한 대처에 대해 “프로 테스트를 통과할 훌륭한 기술”이라며 NFL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라는 농담 섞인 평가도 했다.
아내의 맹활약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 저녁 LA에서 열린 기금모금 행사에서 “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SS)을 아내로 둔 유일한 대선 후보일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이날 소동을 계기로 민주당은 대선 경선 후보들에 대한 비밀경호국의 경호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