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포스터 도용 배포
집행부 대거 특정 정당 활동
한인회장 공화당 선거 지원
애틀랜타한인회가 최근 특정 정당과 연관된 활동을 하고 있어 한인회칙에 명시돼 있는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회칙 제4조(특별준수사항)는 “본 회는 비영리단체로서 미국 연방, 주, 카운티 및 시 정부의 모든 헌법, 법률, 조례, 규정 및 규칙을 준수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으며, 특정한 종교나 정파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활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한인회는 비영리단체로 법을 준수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위한 활동을 해선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최악의 경우 비영리단체 지위를 잃을 수 있으며, 단체장 혹은 임직원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인회는 지난 3일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했다. 그런데 포스터 디자인을 한국의 미래통합당 포스터를 그대로 베껴 도용했다. 조금만 노력하면 조지아 보건부 혹은 질병통제센터(CDC)에서 만든 포스터를 구할 수 있는데도 굳이 미래통합당의 포스터를 사용한 것을 놓고 곧 치러질 한국의 21대 총선을 의식해 특정 정당을 지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이 포스터는 ‘우한 코로나19’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이후 전염병 이름에 국가나 지역, 개인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한국정부는 코로나19로,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질환(COVID-19)이라고 표기한다. 현재 한국에서 ‘우한 코로나’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조선일보와 미래통합당 밖에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직전 애틀랜타 한인회장인 김일홍씨는 최근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재외동포위 애틀랜타 위원장으로 임명받았다며 지난달 26일 둘루스에서 운영위원 20여명을 위촉했다. 그런데 이 운영위원 20명에 애틀랜타한인회의 핵심보직을 맡고 있는 어영갑 이사장, 권기호 자문위원장, 이혁 정무부회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개인 활동이라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나 애틀랜타한인회 핵심 임원들이 특정 정당에 경도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앞의 포스터 제작과 더불어 한인회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 또한 피할 수 없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중립 위반 케이스가 하나 더 있다. 김윤철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조지아 제7지역구 연방하원의원 선거 공화당 예비후보로 나선 한 한인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승용차에 특정 후보 홍보 배너를 부착하고 다녔으며, 이 한인 후보와 함께 인사를 다니며 선거자금 모금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5일 주청사에서 있었던 이 후보의 공식 후보등록 과정 취재를 언론사 기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 한인회 집행부와 이사 및 자문위원 등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은 실정법 위반이자 한인회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행위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또한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특정 정당 편을 드는 행위가 한인사회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한인회에 대한 불신과 비협조를 조장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많은 한인사회 인사들은 한인회장과 집행부는 이런 지적에 대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될 것이라는 것에 뜻을 같이 했다. 조셉 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