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무패 우승을 노리던 리버풀의 꿈이 좌절됐다. 리버풀에게 충격의 첫 패배를 안긴 팀은 강등권의 왓퍼드다. 이스마일라 사르(22ㆍ왓퍼드)가 2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최강 리버풀을 무릎 꿇게 했다.
왓퍼드는 지난달 29일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19~20 EPL 28라운드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3골을 몰아치며 3-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26승 1무 무패를 달리던 리버풀은 이로써 시즌 첫 패배를 당해 ‘무패 우승 신화’ 작성이 무산됐다. 선두(승점 79점) 자리는 유지했다.
의외의 일격에 리버풀이 써오던 각종 기록도 모두 중단됐다.
연승 기록이 18경기에서 끝나 2019년 1월 맨체스터시티가 작성한 18연승을 제치고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울 기회를 놓쳤다. 또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44경기 무패 행진은 역대 최다 아스널의 49경기 무패(2004년) 기록 경신을 6경기 앞두고 멈춰 섰다.
강등권에 있던 왓퍼드는 ‘대어’를 잡아내며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승점 27)로 올라섰다.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의 강등권 팀이 선두 팀을 상대로 3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둔 건 1985년 11월 레스터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이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전반전 유효슈팅이 ‘0’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던 리버풀에 철퇴를 내려친 건 세네갈 출신의 골잡이 이스마일라 사르였다. 후반 9분 압둘라예 두쿠레가 골 지역 왼쪽에서 문전으로 넘긴 공을 사르가 달려들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넣었다.
사르는 후반 15분에는 트로이 디니가 오른쪽에서 넘겨준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에서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멀티 골을 뽑았다. 리버풀 선수 두 명이 쫓아갔지만 사르의 빠른 발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후반 27분에는 디니가 사르의 도움을 받아 골 지역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으로 3-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여름 왓포드에 합류한 사르는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28)와 함께 세네갈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경기 전에도 사르는 “마네는 내게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평할 정도로 마네를 향한 존경심은 여전했다. 그러나 승부는 냉정했다.
경기 직후 니겔 피어슨(57) 왓퍼드 감독은 사르에 대해 “믿기지 않는 선수이며, 믿기지 않는 재능”이라고 극찬했다. 언론들도 사르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영국 BBC 등 다수의 매체들이 MOM(Man of the match)으로 사르를 뽑았다. 유럽 축구통계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양팀 최고 평점인 9.3점과 MOM을 동시에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