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근접하면서 재융자에 유리한 기회가 찾아왔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 의하면 재융자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 보유자는 수백만 명에 달한다. 재융자로 이자율을 낮추려면 적어도 현재 이자율을 알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모기지 대출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 3명 중 1명 이자율 낮아 재융자 필요성 낮아
온라인 재정 정보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모기지 대출자 중 약 27%는 현재 적용되는 모기지 이자율을 모른다고 답했다. 마크 햄릭 뱅크레잇닷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입은 평생 가장 큰 규모의 지출로 주택 보유자라면 모기지 이자율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라며 “현재 적용되는 이자율을 모르면 재융자 기회뿐만 아니라 평생 절약의 기회도 함께 놓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뱅크레잇닷컴이 여론 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설문 조사는 주택 보유자 약 1,400명을 포함, 성인 약 2,6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 대출자 중 3명 중 1명은 최근에 재융자를 실시했거나 주택을 구입해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었다. 응답자 중 약 31%는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이 3.999% 미만이라고 답했는데 최근 평균 이자율이 약 3.7%(30년 만기 고정)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가장 유리한 수준의 이자율로 재융자 필요성이 높지 않은 경우다.
■ 4명 중 1명, ‘이자율 몰라요’
반면 응답자 4명 중 1명꼴인 약 27%는 현재 자신에게 적용되는 이자율이 얼마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블랙 나이트’의 최근 보고서에서 재융자 실시로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주택 보유자가 약 78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모기지 대출자 4명 중 1명은 자신의 이자율을 몰라 재융자 기회 놓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햄릭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절약하면 은퇴 자금 마련 등 다른 재정 목표 실현에 유리하다”라며 재융자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응답자 중 약 18%는 4%~4.499%대이자율, 약 7%는 4.5%~4.999%대, 약 6%는 5%~5.499%대, 약 1%는 5.5%~5.999%대의 이자율을 각각 적용받고 있다고 답해 대부분 재융자 수혜 대상에 포함됐다. 이자율이 6% 이상으로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혜택이 가장 높은 그룹도 약 11%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적용받고 있는 평균 이자율은 약 4.41%로 전국 평균 이자율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 절반, 평생 집 팔 계획 없다
이번 조사에서는 현재 거주 중인 주택에서 얼마나 더 거주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약 56%가 지금 집에서 앞으로 이사 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앞으로 5년 안에 이사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약 21%에 그쳤다. 지금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겠다’라는 답변은 베이비 부머 세대에서 약 63%로 가장 많았다. 남부 지역(약 60%), 홀 배우자(약 70%), 연 소득 4만 달러 미만(약 67%) 등의 응답자 사이에서도 현재 주태에서 ‘무기한’(Indefinitely) 살 계획이라는 답변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연령별로는 밀레니엄 세대(약 42%), X 세대(약 52%), 베이비 부머(약 63%), 침묵 세대(약 73%)로 조사됐다.
노년층에서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집값 상승 등의 이유로 소규모 은퇴용 주택으로 이사하는 ‘다운 사이즈’가 쉽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스테이 풋’(Stay Put)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현상이 노년층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기존 주택 매물 부족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반면 앞으로 5년 안에 이사를 계획한다는 비율은 밀레니엄 세대 중 약 32% 가장 높았고 X 세대(약 19%), 베이비 부머(약 18%), 침묵 세대(약 11%) 순으로 조사됐다.
■ 이사 대신 리모델링 하겠다
응답자 중 이사 계획이 없다는 답변 비율이 높은 것은 이사 대신 리모델링을 계획하는 주택 보유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뱅크레잇닷컴 측이 설명했다. 조사에서 이사 대신 앞으로 5년 내에 리모델링 또는 주택 개량 공사를 계획 중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약 63%를 차지했는데 밀레니엄 세대에서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라는 응답자 중 약 46%는 그동안 모아 둔 현금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개인 대출을 활용하겠다는 답변 비율은 약 10% 정도였다. 크레딧 카드 대출을 받아 리모델링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응답자도 약 10%로 조사됐는데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는 약 1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햄릭 이코노미스트는 “크레딧 카드 대출은 발급이 쉬운 반면 평균 이자율이 약 17%로 매우 높다”라며 “제때 갚지 못하면 이자 비용이 금세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이 악화되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리모델링 비용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개인 대출을 포함, 주택 담보 대출 등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뱅크레잇닷컴은 조언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