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KK 있어 행복"
27일 선발 등판 예정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1이닝 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공식 시범경기 데뷔전을 마쳤다.
김광현은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0으로 앞선 5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19개였고, 그 가운데 14개가 스트라이크였으며 최고 구속은 92.1마일이었다.
이날 경기에는 개막전 선발로 확정된 잭 플레허티와 2선발이 유력한 다코다 허드슨이 2회씩 나눠 던졌고 김광현은 세 번째 투수로 5회에 등번호 33번을 달고 등판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통했다.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김광현은 첫 타자 라이언 코델을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다음 타자 르네 리베라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소 아쉬운 볼넷을 내줬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백도어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고, 9구까지 가는 긴 대결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렇지만 다음 타자 제이크 해거를 상대로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해거의 방망이는 크게 헛돌았다. 김광현은 마지막 타자 아메드 로사리오도 2구 만에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김광현은 총 19개의 공을 던졌다. 슬라이더가 9개로 가장 많았고, 패스트볼 7개, 커브 3개였다. 148km의 빠른 공과 110km대 초반의 느린 커브를 섞어 던지며 완급조절 능력도 선보였다. 경기는 2회에 터진 타일러 오닐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2-0으로 승리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구단주인 윌레엄 드윗(William O. DeWitt Jr)은 김광현이 5회를 마치고 나올 무렵 본보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김광현의 피칭을 평가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드윗 구단주는 “김광현의 피칭을 오늘 처음 보았는데 점수를 내주지 않는 좋은 피칭이었다”며 “김광현이 우리 투수진에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노련한 모습으로 데뷔전을 치렀고, 굉장히 훌륭한 슬라이더를 던졌다. 좋은 모습으로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1이닝을 던졌는데 투구 수가 좀 많았던 거 같다”며 “이제 첫 경기를 던졌을 뿐이다. 들뜨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27일 선발로 나서 2이닝을 던질 예정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휴스턴 및 마이애미와 스플릿 경기(팀을 2개로 나눠 치르는 방식)를 벌이는데 김광현은 이 중 한 경기에 나선다.
한편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8일 미네소타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최영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