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수씨 ,‘대군주보’·‘효종어보’ 한국정부에 기증
뉴저지 한인이 소장하고 있던 고종의 자주외교를 상징하는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의 업적을 기려 만든 ‘효종어보’가 한국 정부에 기증돼 고국의 품으로 돌아갔다.
한국 문화재청은 19일 “근대적 독립주권국으로 발돋움하려는 고종의 의지가 담긴 ‘대군주보’와 1740년 영조가 선왕 효종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효종어보’를 지난해 12월 뉴저지 한인사업가 이대수씨로부터 기증받았다”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실물을 공개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올해 84세로 뉴저지 새들리버에 거주하는 이대수씨는 고종의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를 1990년대 후반 경매를 통해 구입했으나 도난 문화재라는 걸 알고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국새는 국가의 국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외교문서나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된 도장이고, 어보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으로, 왕이나 왕비의 덕을 기리거나 죽은 후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제작해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고종 지시로 1882년 만든 대군주보는 1876~1889년 제작한 외교용 국새 6종 가운데 유일하게 현존이 확인돼 가치가 있다. 조선은 외교문서에 중국에서 받은 ‘조선국왕지인’을 사용했으나 고종 때에 여러 국새를 만들어 썼다.
대군주보에 황제의 도장에 쓰는 ‘보’를 새긴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효종 어보는 1740년 효종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리며 제작됐다.
문화재청은 “조선의 국새와 어보는 모두 412점 제작됐는데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의 혼란, 6·25전쟁을 거치며 흩어져 73점은 소재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국새는 몸체 뒷부분에 ‘WB. Tom’이라는 영문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측은 “국새가 해외로 유출됐을 때 손에 넣은 사람이 이름을 새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혼란했던 한국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상처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