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르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LA를 비롯한 미주 시장에 진출한 한국 식품업체들이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기생충’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생충의 열풍으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한국 업체는 단연 ‘농심’이다. 짜파구리의 인기 상승세를 활용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인 지난 10일 유튜브를 통해 짜파구리 조리법을 모두 11개 언어로 소개한 영상물을 올렸다.
용기면 형태로 미국 시장에 짜파구리 제품 출시는 놓고 시기를 저울질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기생충 열풍의 활용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미국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지난해 농심은 전체 매출의 약 40%인 8억1,000만달러를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달성했다. 그 중 지난 3년간 미국 시장의 매출액은 매년 10%가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농심은 LA 인근 코로나 지역에 제2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건설 비용만 2억달러가 소요되는 코로나 제2공장은 2021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건면과 생면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농심 아메리카 관계자는 “코로나 제2공장이 가동되면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 매출 6억달러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이미 설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역시 기생충 열풍을 활용해 ‘비비고 만두’의 매출 증대에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년간 미국 매출이 매년 20% 이상씩 증가했다. 매출 성장에는 ‘비비고 만두’ 판매 호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달부터 리버사이드 카운티 보몬트(Beaumont)에 건설된 생산기지에서 김 생산에 들어간다. 김 생산기지로서는 한국 업체 중 최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김 매출은 3,360만달러로 해외 매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CJ 미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참여해 비비고 제품을 가지고 K-푸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 5일에는 뉴욕대 앞에서 ‘비비고 푸드트럭’ 행사를 개최하는 등 미국 내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신제품을 미주 지역에 출시하면서 기생충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주류 시장을 겨냥해 ‘매켄치즈 스파게티’와 ‘매켄토마토 스파게티’ 2종을 용기면 형태로 출시했다. 한인 시장 위주에서 주류 시장 진입을 위한 포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지난해 7월부터 유튜브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뚜기 아메리카는 미주 지역의 올해 판매 성장률이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라미라다에 대지 면적 20만3,000스퀘어피트, 건물 11만3,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미국 생산공장을 세우고 이르면 내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기 위해 한국 본사와 협의 중에 있다. 라면보다는 소스와 즉석식품 위주의 생산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 인기로 미주를 비롯한 해외 매출이 한국 내 매출을 앞서게 된 ‘삼양식품’도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미주 시장 공략에 나선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지난 3년간 미국 매출이 30~40%씩 성장했다. ’까르보 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등 연계 제품의 출시와 함께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더욱 치중할 계획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