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을 달성한 박인비(32)가 세계랭킹 11위로 올라서며 2020 도쿄올림픽 출전 경쟁 판도를 흔들고 있다. 도쿄행 티켓 확정까지 남은 기간은 4달여. 그간 한 발 뒤처져 있던 박인비가 약진하면서 앞서 달리던 동생들의 마음도 급해졌다.
박인비는 17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17위보다 6계단이 오른 11위가 됐다. 지난 15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포인트가 크게 뛰었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43ㆍ25승)에 이어 두 번째로 LPGA 투어 20승을 달성했다.
올해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은 6월 말 기준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들고, 한국 선수 중에서는 4위 안에 진입해야 한다. 4년 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올림픽 해’를 맞아 최근 출전하지 않았던 시즌 초반 대회를 부지런히 소화하며 올림픽 2연패 도전 기회를 노렸고 일찌감치 성과를 내고 있다.
박인비가 올림픽 진출권에 바짝 다가서자 앞서 있던 선수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지난해 7월부터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고진영(25)과 이번주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박성현(27)은 비교적 올림픽 참가에 유리한 상태다.
하지만 김세영(27ㆍ6위)과 이정은(24ㆍ9위)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각각 세계랭킹 포인트 5.13점과 4.73점으로 박인비(4.42점)에게 바짝 쫓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인비에 밀려 13위로 처진 김효주(25ㆍ4.02점)는 자칫 올림픽 진출이 어려운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선두권 선수들로선 호주여자오픈 이후 4주간의 ‘강제 휴식’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호주오픈에 이어 열릴 예정이던 혼다 LPGA 타일랜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블루베이 LPGA 등 ‘아시안 스윙’ 3개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모두 취소돼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은 다음 달 21일 애리조나주에서 재개되는 볼빅 파운더스컵을 대비한다. 박인비도 체력을 비축한 뒤 3월 말부터 도쿄행 레이스에 다시 불을 붙이겠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