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부터 2019년도 소득분에 대한 세금보고가 시작됐다. 오는 4월15일까지 1억5,000만여명의 납세자들이 세금보고를 할 예정이다.
연방국세청(IRS)에 따르면 지난해 1억5,500만명의 세금보고 납세자 중 70% 정도가 세금환급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세금환급금은 2,869달러로, 이는 2018년과 비교해 1.4% 줄어든 수치다. 평균 세금환급금은 줄어들었지만 3,000달러에 가까운 액수는 ‘13월의 급여’라 불릴 정도로 일반 납세자들에게는 반가운 부수입이 아닐 수 없다.
비상금으로 세이빙 계좌 입금
학자금 상환도 고려해 볼 만
401(k) 추가 불입도 좋은 방안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세금환급금을 받으면 어디에 써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아무 생각 없이 세금환급금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쓰는 것이 즐겁기는 하겠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세금환급금의 재정 용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 목표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부채 상환이 가장 급하게 해결해야 할 재정 문제라면 당연히 세금환급금 사용처의 우선순위에 부채 상환이 올라야 한다.
부채는 효율성을 가지고 나눠 볼 수 있다. 비효율 부채는 세금보고 시 세액공제 효과도 없을 뿐 아니라 이자율도 높은 부채가 해당된다. 자동차 구입시 대출과 개인 대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비해 효율 부채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거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가치가 늘어나는 종류의 부채를 말한다.
■신용카드 부채 갚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만약 습관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매달 신용카드 사용액을 한꺼번에 갚지 않고 남겨둔다면 이자로 나가는 비용이 꽤 될 것이다.
비효율 부채 중 하나인 신용카드 부채는 자칫 신용점수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며 재정 신용도를 낮출 가능성이 매우 큰 부채다.
신용카드 부채를 갖고 있다면 세금환급금을 가지고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신용카드 빚을 갚는데 쓰자. 신용카드 부채를 갚으면 돈도 절약하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신용점수가 상승하는 것을 깨닫게 되고 만족해할 것이다.
로건 알렉 CPA는 “세금환급금을 높은 이자의 부채를 갚는 데 쓰는 것은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며 “고객들에게 모든 부채는 ‘괴물’이나 다름 없고, 이자율이 높을수록 그 괴물은 점점 더 덩치가 커진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세금환급금으로 신용카드 부채를 모두 상환하는 것이다. 세금환급금 규모가 부족하더라도 또 다른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상환하고 남은 신용카드 부채를 옮긴다. 신용카드 사용개시에 따른 0% 이자율을 활용해 남은 부채를 상환하는 방법도 있다.
■비상금으로 활용하기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3% 정도가 비상시를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즉 비상금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세금환급금을 비상시를 대비한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비상금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한 자금이다. 발병, 부상으로 인한 의료비 치줄, 자동차 수리 등이 그에 해당된다.
대체로 비상금은 3~6개월 정도 생활비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세금환급금을 받으면 은행의 세이빙 어카운트를 개설해 입금해 두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급적 매달 일정 금액을 비상금용 세이빙 어카운트에 입금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급여 체크를 체킹 어카운트에 입금할 때마다 일정액이 비상자금용 세이빙 어카운트로 자동 입금되도록 설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액으로 시작해도 비상자금용 어카운트의 잔액이 불어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학자금 대출 갚기
아직 상환하지 못한 학자금 대출금이 남아 있다면 올해 세금환급금으로 이를 갚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여러 건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면 가장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고 있는 학자금 대출을 갚는 데 세금환급금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특히 연방 학자금 대출을 제외하고 사기업이 제공하는 대출금을 갚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
학자금 대출을 갚는 일도 중요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한 여유 자금이 마련되지 않았다거나 신용카드 부채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 학자금 대출 갚는 일에 세금환급금을 사용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401(k) 불입액 늘리기
많은 직장인들이 고용주가 제공하는 은퇴연금계좌인 401(k)에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다달이 나가는 각종 페이먼트와 생활비 때문에 상당수 직장인들은 401(k)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다.
세금환급금의 규모에 관계없이, 또 비상시 일정한 규모의 비상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면 401(k)불입액을 늘려 보는 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의미가 있다.
한 가지 방법은 세금환급금을 생활비로 쓰고 급여에서 추가로 401(k)를 불입하는 것이 있다. 특히 고용주가 제공하는 ‘매칭’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직장인에게는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다.
■모기지 최대한 갚기
미국인의 60% 이상은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다. 세금환급금을 받으면 모기지 대출금을 줄이는 데 쓰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다.
30대에 모기지를 전액 상환한 한 재정분석가에 따르면 5년간 부부가 함께 세금환급금의 100%를 모기지 대출금 상환에 사용하고 가구소득의 50%만 페이먼트와 생활비로 썼고, 매달 모기지 대출금 상환에 추가자금을 투입한 결과 30대에 모기지를 전부 갚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모기지 대출금을 젊은 나이에 갚고 나면 그만큼 노후를 대비한 각종 투자에 대한 여력이 생긴다는 이점이 있다.
■주택 리노베이션 투자하기
세금환급금에서 1,000달러 정도만 주택 리노베이션에 투입해도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방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벽 페인트를 새로 칠하거나, 주방 수도꼭지를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프로그램이 가능한 온도계를 설치하거나, 뒷마당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주택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세금환급금이 주는 큰 보너스가 되는 셈이다.
■자신에게 투자한다
평소 집 근처 칼리지에 등록해 심리학 강좌를 듣거나 포토샵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세금환급금을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새로운 스킬을 배우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됨과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