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팀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를 떠나보낸 LA 레이커스를 배려해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이 경기 일정을 미뤘다.
NBA는 27일 발표문을 내고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의 경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경기는 원래 28일 오후 7시 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전날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소식이 알려지며 큰 슬픔을 겪고 있는 레이커스를 위해 연기가 결정됐다.
레이커스는 지난 25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클리퍼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선수단은 필라델피아전 이후 팀 전용기로 이동하던 중 비보를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NBA는 “이번 결정은 레이커스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 그의 딸 지아나를 잃고 침통함에 빠진 레이커스에 대한 존중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SPN은 “레이커스 측 요청으로 NBA와 두 구단의 논의가 진행됐고, 이를 존중한 클리퍼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NBA는 두 팀의 경기 일정을 추후 다시 정할 계획이다. 레이커스의 다음 경기는 31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홈 경기다.
한편 코비를 추모하는 물결이 그의 제2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서도 넘쳐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코비는 NBA의 ‘전설’이 되기 오래 전에 이탈리아에서 농구를 배웠고, 유년 시절을 보낸 이탈리아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강했다. 그는 2011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난 이탈리아에서 자랐다. 이탈리아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자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비의 헬기 사망 사고가 전해진 하루 뒤 이탈리아 정치인, 스포츠 팬과 코비의 오랜 가족 친구들은 마치 자신들의 가족을 잃은 것처럼 슬픔을 표현했다.
레지오 에밀리아 시장인 루카 베치는 페이스북에 “코비는 여기서 자랐고 우리 모두에게 레지오 주민이었다”며 “우리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농구 전설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지오 에밀리아는 코비 가족이 이탈리아를 떠나기 전 살았던 마지막 도시다.
이탈리아 스포츠 장관인 빈센초 스파다포라는 “코비의 비극적 죽음에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 NBA 스타는 그의 첫번째 농구 슛을 이탈리아에서 던졌다”면서 코비에 대해 “위대한 챔피언, 긍정적 상징,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코비는 이탈리아에서 6살부터 13살까지 7년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 조가 NBA에서 은퇴한 후 이탈리아 농구 리그에서 남북 지방을 다 아우르며 뛰었기 때문이다.
코비는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팀 동료들보다 빛났다고 그 시절을 아는 사람들이 말했다. 그때 8살이던 코비는 두살이나 더 많은 아이들과 플레이해도 결코 볼을 뺏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네 딸의 이름도 이탈리아식으로 지었다. 지안나, 비앙카 벨라, 나탈리아 디아만테, 카프리 등으로 이 가운데 딸 지안나는 13살의 나이로 지난 26일 헬기 사고에서 아빠와 다른 7명과 함께 숨졌다.
<로스앤젤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