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탈법적 행정명령 중단” 트럼프 이민정책 또 제동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이 번번이 연방법원의 시행중단 결정으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연방 항소법원이 공적부조 수혜자에 대한 이민수혜를 금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가로막고 나선데 이어 이번에는 지역 정부들에게게 난민수용 거부 권한을 부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이 걸렸다.
15일 메릴랜드 연방법원은 주 정부와 각급 지역정부들에게 관내에 정착하려는 난민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시행을 중단하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이날 피터 메시트 판사는 예비 판결문에서 탈법적이고 공공에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행정명령의 시행을 일시 정지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행정명령 제13888호는 지역 당국이 난민 수용 개시에 관해, 연방 국무부에 사전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사실상 난민수용 거부권을 부여한 것이다. 동의서를 내지 않으면 난민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지역에서 난민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해 준 것이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난민을 수용하려는 지역 정부는 국무부에 사전 동의서를 내도록 규정해 동의서를 받은 지역에만 난민이 정착할 수 있게 했다.
이 행정명령이 발동되자 이민단체들은 소송을 내고 행정명령이 난민 수용과 재정착에 관한 법적 절차를 허물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새 삶을 일구려는 수많은 난민을 위협하고, 난민을 가족으로 둔 미국 내 거주자들에게도 막대한 짐을 지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메시트 판사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이 행정명령이 주 정부와 지역 정부에 난민에 대한 거부권을 부여해 자유권 등을 보장한 연방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메시트 판사는 행정명령 시행 전까지 40년간 시행되어 온 난민 재정착 사업이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시트 판사는 행정명령 시행 중단 기한을 소송의 결말이 날 때까지로 명시해 앞으로 상당기간 이 행정명령이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근거로 새로운 난민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가 이미 ‘난민·망명자 재정착 프로그램’을 철회했으며, 점점 커지는 테러 위협 속에 기존에 연방 정부가 수립한 난민·망명자 재정착 프로그램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민 감소를 그의 행정부의 주요 목표로 삼았다. 2020 회계 연도에 허용된 난민의 수를 1만 8000명으로 대폭 감축했다. 지난해 미국이 수용한 난민은 약 3만명에 달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