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물 가격을 바라보는 셀러와 바이어의 눈높이가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셀러가 집을 내놓는 가격인 리스팅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는 매물은 거의 없었고 반대로 낮게 팔리는 매물이 전체 거래 매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비교적 공정한 매물 시세로 볼 수 있는 주택 감정 가격과 셀러가 생각하는 가치와의 차이도 거의 사라진 것으로도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대도시 지역에서 거래된 매물 중 약 61%가 리스팅 가격 대비 낮은 가격에 매매됐고 리스팅 가격과 같은 가격에 매매된 매물은 약 15%에 불과했다.
실제 매매 가격이 리스팅 가격을 넘지 않은 매물의 비율이 전체 거래 매물 중 약 4분의 3을 차지하면서 주택 거래 시 바이어가 주도권을 조금씩 얻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리스팅 가격보다 낮게 팔린 매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마이애미다. 지난해 하반기 마이애미에서 팔린 매물 중 약 80%는 리스팅 가격보다 싼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시카고와 휴스턴 등의 지역에서도 같은 기간 중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된 매물은 약 70%나 차지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바이어가 협상 우위를 차지하는 바이어스 마켓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교적 공정한 매물 시세로 인정되는 주택 감정 가격과 셀러가 판단하는 매물 가치와의 차이도 거의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온라인 모기지 대출 업체 ‘퀴큰론스’(Quicken Loans)가 발표한 ‘주택 가격 인지도 지수’(HPPI)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주택 감정 가격과 셀러가 인지하는 가격과의 차이는 고작 약 0.45%로 감정 가격이 조금 낮았다. 감정 가격과 셀러가 느끼는 가격 간의 차이는 직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감정 가격과 셀러 인지 가격 간 차이가 거의 사라지면서 감정 가격으로 인해 주택 거래가 취소되는 비율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인 주택 거래 시 주택 감정 가격이 셀러와 바이어 간 체결된 구매 계약 가격보다 낮을 경우 모기지 대출 기각에 따른 주택 거래 취소 위험이 높아진다. 빌 밴필드 퀴큰론스 수석 부대표는 “주택 감정가와 셀러가 판단하는 가격 간 차이가 감소하면서 바이어들의 모기지 대출 기각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