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반목사파 양분…민경엽목사 “사실무근”
교회 건물 매각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오렌지카운티의 나침반 교회가 이번에는 일부 신도들이 공금유용을 이유로 목회자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교회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나침반 교회의 ‘평신도소통위원회’(이하 평소위) 측은 교회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이 교회 담임목사인 민경엽 목사를 지난 달 브레아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본보에 밝혔다. ‘평소위’는 민 목사 퇴진을 주장하며 교회건물 매각에 반대해온 이 교회 일부 신도들의 모임이다.
평소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민 목사가 그간 불투명하게 교회재정을 운영하면서 자의적으로 교회 건물 매각을 시도해왔다”고 주장하며 “최근 민 목사의 교회공금 유용 혐의를 의심할 수 있는 증거물을 경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브레아 경찰이 ‘평소위’ 측이 제출한 증거들을 검토, 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위’ 측이 담임목사인 민경엽 목사 퇴진 요구에 이어 경찰 수사의뢰까지 하게 된 것은 지난 4월 한 신도가 민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 A씨는 지난 4월 공금유용 및 배임,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민 목사를 상대로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A씨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교회 측에 2010~2018년 사이 자신이 낸 헌금 내역을 요구했지만 일부 헌금기록이 누락된 정황이 있었으며▲민 목사가 자신에 대한 거짓 소문을 퍼뜨리며 수차례 폭언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평소위’ 측 주장에 따르면, 이 소송을 계기로 교단측이 조사에 나서 민 목사는 지난 8월까지 3개월간 휴직을 권고 받았다. 그리고 교회 갈등이 깊어지자 미국장로교(PCA) 산하 서남 OC 노회측이 갈등 중재를 위해 ‘전권위원회’를 이 교회에 파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민경엽 목사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소위’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며, 공금유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민 목사는 “불투명한 재정 운영, 공금 유용 주장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평소위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양측의 동의를 얻어 외부 회계사가 현재 교회 재정자료를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며,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교회 신도들은 담임목사에 반대하는 교인들은 갈라져 나와일요일 예배를 같은 교회에서 따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위’ 측 관계자는 “전체 교인의 절반 정도인 130여명이 민 목사 퇴진을 요구하며 ‘평소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교회는 지난 9월 교회 분리를 위한 건물 매각안을 투표에 부쳤으나 반대 175명(61%), 찬성 112명(39%)으로 부결된 바 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