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범죄·벌금 전력
캐나다 시민권 한인에
항소심서도 불허 판결
한국내에서 성추행 범죄를 저지른 재외동포 남성의 입국을 금지한 당국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한국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이원범 강승준 고의영 부장판사)는 A씨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입국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2세이던 1996년 캐나다로 건너가 시민권을 따고 한국 국적을 상실한 재외동포다. 그는 2015년 피트니스센터 강사 등의 신체에 부적절한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출입국당국은 이 선고를 이유로 A씨의 입국을 불허하는 처분을 했다. 출입국관리법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 ‘경제질서나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사람은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불복해 A씨가 소송을 냈지만, 1·2심 모두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 중 특히 외국인의 입국에 관한 사항은 주권국가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광범위한 정책 재량이 부여되는 영역”이라며 “그러므로 외국인인 A씨에 대한 입국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안전 등 공익적 측면이 더 강조될 수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다가 상실한 재외동포라는 점에서 출입국관리법이 아닌 재외동포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재외동포법은 한국에 입국해 체류하려는 재외동포의 권한을 상대적으로 두텁게 보호하고 있는데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가 최근 비자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승소한 배경에도 재외동포법의 취지가 깔려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례에서는 A씨에게 출입국관리법이 적용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하면서 “재외동포법의 입법 목적이나 규정 등에 비춰도 입국 금지 처분이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외동포법 역시 출입국관리법처럼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 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