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이란 출신 여성이 필리핀에 망명을 요청했다. 그는 현재 열흘 넘게 필리핀 마닐라국제공항에 억류돼 있는데, 고국으로 돌아가면 죽임을 당하거나 장기간 구금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필리핀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2018년 미스인터콘티넨탈’ 대회에서 이란 대표였던 바하레 자레 바하리(31)는 이달 16일 두바이에서 필리핀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동료 이란인 폭행 혐의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 수배가 내려진 게 확인돼 구금됐다.
바하리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가 모두 과장됐다며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필리핀 주재 이란 대사관 고위 관리가 마닐라에서 인권 및 여성권리 증진 등 여러 반정부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나를 면밀히 감시해 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바하리는 2014년부터 필리핀에서 치의학을 공부하며, 시간제 모델로 일해왔다. 이번 필리핀 입국 당시 이달까지 유효한 학생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다.
바하리는 이란으로 송환될 경우 최소 25년의 징역이나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이란 정부를 비난한 혐의로 살해되거나 구금될 것”이라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현재 마닐라국제공항의 한 침실에 구금된 그는 필리핀 정부에 제출한 망명 신청서가 처리되길 기다리고 있다.
메나르도 게바라 필리핀 법무장관은 “이란에서 박해의 피해자라는 바하리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할 것”이라며 “망명 승인의 주요 기준은 고국에서 정치적 박해의 존재 여부지만, 인터폴 수배 근거인 폭행 혐의 내용도 함께 살펴보겠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