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 고지방 식이요법
체중감량 효과 있지만
장기적 영향은 논란
저탄수화물(low-carb) 다이어트 하면 앳킨스(Atkins) 다이어트가 널리 알려졌지만 지금은 키토제닉(ketogenic)이라는 더 엄격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대세다. 그러나 키토의 대중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학계에서는 그 잠재적인 위험과 이점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앳킨스와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둘 다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앳킨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탄수화물 양을 증가시키는 반면 키토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량에 확실한 한계를 둔다. 전형적인 키토 식이요법은 탄수화물을 칼로리의 10% 미만으로 제한하고 단백질을 20%로 제한하는 한편 나머지를 지방으로 구성한다. 이런 식습관은 포도당을 고갈시켜 먼저 지방을 태우고 키토라고 하는 대체연료 원을 만들어낸다.
키토 다이어트는 유명인들이 많이 하는 것으로 홍보되고 소셜미디어와 베스트셀러 책들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지지자들은 이 요법이 상당한 체중감소 효과가 있고,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서 혈당수치를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키토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규모가 작고 연구기간이 짧았다. 그런데 연방 임상연구 등록소에 따르면 이 다이어트가 뇌와 심혈관 및 대사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70건 이상의 실험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시작단계에 있다.
UC 샌프란시스코의 연구원이자 예방 심장전문의 에단 바이스 박사는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에 회의적이었으나 2년 전 자신이 직접 키토 식이요법을 실험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주로 샐러드, 견과류, 치즈, 구운 야채, 구운 닭고기, 생선 또는 두부, 그리고 디저트로는 다크 초콜릿을 먹었다. 그 결과 20파운드가 빠졌고 새 옷을 사야했을 정도다.
이에 닥터 바이스는 웨이트 워처스(Weight Watchers) 전 부사장과 함께 회사를 세우고 체중감량 앱을 시작하여 실리콘 밸리 투자자 그룹으로부터 250만달러를 모금했다. 이들은 키토(Keyto)라는 99달러짜리 펜 크기의 측정기 장치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장치는 사용자의 키톤(ketone) 수준을 측정함으로써 이 다이어트가 잘 작용하는지 추적하게 해준다.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더 쉽고 더 오래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키토제닉에 대한 반대 주장도 많다. 일부 의사와 건강 전문가들은 이 요법이 빠른 체중감량을 불러오지만 장기적으로 다른 다이어트보다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심장병과 관련된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장려하고 콩, 과일, 전분 채소 및 통곡물과 같은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제한하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지난 달 JAMA 내과의학지에 에세이를 발표한 3명의 의사는 이 다이어트가 비만과 당뇨병 치료에 특효라는 열풍은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혈당 조절을 위한 저지방 식이요법보다 나은 점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변비와 피로, 일부 사람들에게는 심장질환의 위험인자인 LDL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키토 식이요법에서 간과하기 쉬운 가장 큰 위험은 섬유질이 많은,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의 섭취가 모자라다는 것이다. 통곡물, 과일 및 콩과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을 증진시키는 식품들이고 제 2형 당뇨병이나 비만을 일으키지 않는 식품이므로 이를 피하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고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이며 뉴욕 의과대학 임상조교수인 닥터 시밤 조시는 말했다. 그는 이 논문이 나간 후 수많은 이메일이 쏟아졌는데 찬사와 지지도 많았지만 비난도 많았다면서 이 다이어트에 대한 의견이 얼마나 양분돼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키토 식이요법은 가장 최신 유행의 다이어트처럼 보이지만 오랜 치료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슐린이 발견되기 전인 1920년대에 당뇨병 환자들은 일상적으로 탄수화물 제한을 시행했으며, 존스 홉킨스를 비롯한 여러 병원의 의사들은 거의 한 세기 동안 간질 환자의 발작을 줄이기 위해 이 다이어트를 사용했다.
탄수화물 제한의 장점 중 하나는 식사 후 혈당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다. 인슐린 수치를 낮추면 식사 칼로리가 지방세포에 적게 저장됨으로써 신진대사에 더 많은 연료와 뇌에 더 많은 영양을 공급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식사 후 포만감을 더 오래 느끼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다이어트가 더 좋은가 하는 문제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영양 연구가 단기적이고 매우 철저하지 않은 경향이 있으며, 사람마다 여러 다이어트에 반응하는 방식에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을 택한 일부 사람들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다른 사람들은 전혀 또는 거의 변화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전문가는 키토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권장사항을 제시한다. 버터, 육류 및 치즈와 같은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은 제한하고 올리브오일, 해산물, 견과류, 닭고기 및 아보카도와 같은 불포화지방이 있는 식품을 중점적으로 섭취하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기꺼이 장기적으로 다이어트에 투신할 용의가 있는지를 스스로 물어보고, 그렇다면 영양사나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장기간 지켜나갈 수 있는 다이어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이어트는 시행하고 있는 동안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평생 동안 지킬 수 있다고 생각되는 라이프스타일과 건강한 식이요법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