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를 만난 뒤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로워졌어요.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뿌듯해하고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입양인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스타트업 ‘깁립’(GIBLIB) 대표인 브라이언 코니어(35·사진)씨는 자신이 입양인이라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전혀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011년 LA지역 입양인단체 ‘커넥-에이-키드’(Connect-A-Kid)를 창립한 것도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에서였다. 코니어는 입양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뿌듯하게 생각하면 입양인의 삶이 더 행복해질 것이라 믿고 있다.
2019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다른 미국 친구들처럼 평범한 삶을 보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이 입양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양부모, 한인 입양인 출신 누나 2명과 함께 살아온 코니어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경영학과 학사, USC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4차원 수술 영상을 상용화하는 깁립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친부모를 만난 뒤 내 출신 배경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입양인들이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극복해나가고 친부모를 만난 뒤에도 기존의 일상과 똑같이 생활하려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LA, 시카고, 뉴욕, 워싱턴DC 등 미국 내 주요 도시로 지부를 확장한 커넥-에이-키드는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방식으로 입양인 간 소통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 익숙하지 않은 입양인들을 위해 미국 내 다양한 한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셰프에게 한국 요리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한국문화원의 도움을 받아 입양인에게 한국 역사를 교육하기도 한다.
코니어는 “처음에는 입양인들을 위한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양부모의 참여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양부모들은 내가 이 아이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할 기회를 주는 게 맞는지, 입양아라는 사실을 아이가 부정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상의한다”고 말했다.
중장년이 된 입양인들이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코니어는 다른 입양인들도 한국 문화를 즐기며 입양인이라는 사실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즐겁게 극복하길 바랐다.
“개인적인 상황과 배경이 어떻든 그 자체보다 이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죠. 미국 내 작은 소도시에 사는 한인 입양인도 이런 문제에서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