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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미술 이야기〉 꽃이 피는 아몬드 나무 - 빈센트 반 고흐

지역뉴스 | | 2019-04-09 20:20:40

제이미 김,화요일의 미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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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미술 이야기> 꽃이 피는 아몬드 나무  - 빈센트 반 고흐
<화요일의 미술 이야기> 꽃이 피는 아몬드 나무 - 빈센트 반 고흐

제이미 김 

<더 J 아트 연구소 대표>

이번 주부터 매주 화요일 한국일보의 지면을 빌어 미술에 관한 상식을 알기 쉽게, 간단히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읽으시고 미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하나씩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저에게는 이맘때 쯤이면 생각나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반 고흐의 '꽃이 피는 아몬드 나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소장)' 인데요. 지난 주말 메릴랜드 주에서 제가 속해 있는 보타니컬 협회의 정기전이 열려서 오프닝 리셉션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메릴랜드주까지 갔는데 워싱턴디씨의 벚꽃 축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전 흐드러진 벚꽃을 보면 반 고흐의 아몬드 꽃이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반 고흐가 그린 파란 하늘아래 곱게 핀 아몬드 꽃은 정말 아름답지요. 잠깐 시간을 내어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세요. 아름다운 작품에 후회되지 않으실 거예요. 

이 작품은 가장 유명한 화가로 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도시 아를과 생레미에서 그렸던 여러 점의 꽃 피는 나무 중 많이 사랑 받고 있는 그림입니다. 1888년 3월 반 고흐가 아를에 도착했을 때 아름다운 꽃나무가 만발하고 있었고 그는 깊은 감명을 받아 꽃 그림을 거의 매일 하루에 한 점씩 완성할 정도로 열광했다고 합니다. 이 즈음 꽃 나무는 반 고흐에게 영감과 희망을 주는 특별한 소재였다고 하네요.

반 고흐는 주로 꽃 나무 가지를 꺾어서 작업실에서 정물화로 그리는 편이었는데 특별히 이 아몬드 나무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여 채색을 합니다. 이런 방식은 그의 일생에서 보기 드문 것이라 저는 더 아름답고 마음이 끌립니다.

1890년 1월 반 고흐의 사랑하는 동생 테오에게 아들이 생겼습니다. 테오는 형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우리는 아기가 형처럼 굳센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어. 그래서 아이의 이름을 형의 이름을 따서 빈센트라고 짓기로 했어" 반 고흐는 매우 기뻐하며 조카의 탄생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조카의 침실에 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흰색 아몬드 꽃이 만발한 그림. 그 그림이 바로 '꽃이 피는 아몬드 나무' 입니다. 새 생명의 탄생에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 푸른빛 하늘아래 순백색으로 빛나는 아몬드 꽃잎. 그림에 환희가 넘쳐납니다..

아몬드 나무는 프랑스 남부에서 가장 일찍 피는 꽃나무 중 하나입니다. 그 시절 반 고흐의 그림 속에서 긴 겨울잠을 끝내고 깨어난 아몬드 나무는 물기를 머금은 연 초록색 여린 가지 위에 풍성한 하얀색 꽃을 푸른 하늘을 향해 터트립니다. 마침 반 고흐의 생일도 3월 30일 이지요. 그런데 조카가 태어난 그 해 7월에 세상을 떠납니다. 이 아름다운 꽃과 푸른 하늘은 반 고흐의 인생에서 마지막이었던 봄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다른 후기 작품과 달리 생애 마지막 봄에 그린 절제되고 정제된 터치의 완성도 높은 걸작입니다. 

당시 고흐는 정신병원에 머물면서 외부세계와 단절된 암울하고 불안한 마음상태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지만, 이 그림은 온화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반 고흐에게는 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타이틀이 붙었기에 우리는 그에게 인간미를 느끼기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꽃 그림을 보면 자신의 조카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치광이 이거나 평생 고독과 광기를 함께한 화가라는 타이틀 이외에도 그는 우리처럼 평범한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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