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중 워싱턴한인연합회
신·구회장측 사무실 쟁탈전
지난 9일 워싱턴한인연합회에 경찰과 헬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워싱턴한인연합회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정상위)가 실시한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폴라 박 씨와 김영천 전 회장에 의해 40대 한인연합회 회장 대행에 추대된 박을구 씨 사이에 쟁탈전이 발생하면서다.
이번 쟁탈전으로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차 10여대와 함께 헬기까지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라 박 씨는 지인 몇 명과 함께 이날 아침 오전 8시30분경 열쇠 전문가(Lock Smith)를 대동해 한인연합회 사무실의 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원래 있던 사무실 잠금 장치를 바꿨다.
박 씨가 열쇠 전문가를 대동하고 문을 따는 장면은 연합회 사무실 밖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연합회 측은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한인연합회 사무실로 가서 박 씨가 왜 연합회 사무실에 침입했는지를 조사했다.
박 씨는 경찰에게 자신이 40대 한인연합회장에 당선된 연합회장이라면서 자신의 이름이 회장(Governor)으로 등록된 DC에서 발행한 서류를 보여줬다. 박 씨는 정상위에서 회장으로 당선증을 받은 후 DC에 자신을 한인연합회 회장으로 등록했다.
경찰이 물러간 후 낮 12시경 박을구 씨는 한인연합회측 고문 변호사인 챕 피터슨과 연락을 취한 후 또 다른 열쇠 전문가를 대동, 폴라 박 씨가 바꾼 잠금장치를 부수고 새로운 잠금장치를 부착했다. 이런 사실은 인근 목격자에 의해 폴라 박 씨의 귀에 들어갔고 박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을구 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양측이 당분간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했다.
두 번째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김영천 전 한인연합회장, 박을구 씨, 폴라 박 씨가 모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폴라 박 씨는 “경찰은 현재 한인연합회장 선거가 법원에 계류 중인 만큼 양측 변호사의 합의하에 추후 한인연합회 사무실 사용에 대한 답을 주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순회법원은 지난해 말 제 40대 회장에 당선돼 인준절차를 마친 김영천 39대 연합회장에 대해 선거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원고측인 폴라 박 당시 후보의 입장을 받아들여 “한인연합회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김영천 씨가 한인연합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하고 법원은 가처분 신청 상황 하에서 새로운 선거를 명하는 것도 거부한다”고 적시했었다. 이어 김영천 씨 측이 대법원에 항소를 했지만 그것도 기각됐다.
폴라 박 씨는 지난해 11월 재선거를 요구했고 이에 대한 정식 재판은 3월 법원에서 날짜를 정하면 7월경에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DC=이창열 기자
한인연합회 쟁탈전이 발생한 연합회 사무실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