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부의장, 여행 가이드 폭행
일행은 "접대부 술집 가자" 추태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온 경북 예천군의회 일행이 현지 여행 가이드 폭행 및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 안내 요구 등의 추태를 부려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폭행을 당한 가이드의 아내가 한국의 일부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이 이메일과 폭행을 당한 가이드 및 한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은 구랍 23일 오후 6시께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 후 술에 취해 워싱턴 지역 모여행사의 가이드인 S씨를 폭행, 큰 부상을 입혔다.
S씨는 술에 취한 박 부의장을 버스에 가서 쉬라고 하고 의장과 대화 하고 있을 때 박 부의장이 갑자기 다가와 안면을 주먹으로 가격, 미간이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다. 이후 버스 운전기사의 신고로 토론토시 경찰이 출동했고, S씨는 응급차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경찰이 박 부의장을 연행하려는 것을 S씨가 간곡히 요청해 무마했다. S씨는 “박 부의장이 안경을 착용한 본인의 안면을 주먹으로 가격해 상해를 입었고, 나중에 병원 응급실을 찾아 얼굴에 박힌 안경 파편을 끄집어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부 군의원은 21일부터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 ‘보도(여성 도우미)를 불러 달라’는 등 요구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호텔에서는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일본인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는 등 국제적 망신을 샀다.
S씨는 일행이 버스 뒷자리에서 음주와 고성방가를 일삼아 여기 미국에서는 버스에서의 음주가 불법임을 여러 번 환기시켰다고 전했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직원 등 14명은 지난 12월 20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와 볼티모어 시청 방문 등 미국 동부와 캐나다 해외연수를 가졌다.
한편 박 부의장은 사건이 폭로된 초기에는 허위 발뺌으로 일관하다 한국에서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이형식 의장과 함께 지난 4일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부의장은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 당적 관계는 당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S씨의 아내는 “박 의원은 일체의 사과도 없었고 오히려 여행사에 압박해 가이드를 바꾸라고 갑질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귀가한 남편의 상한 얼굴을 보고 화를 참을 수 없어서 합의와 별개로 세금으로 연수 온 의원들의 갑질과 잘못된 음주태도로 발생한 폭행을 고발하기 위해 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S씨는 “사건 후 이 의장의 중재로 보상을 받기로 합의하고 시한을 정해주었으나 보상금을 끝까지 입금하지 않아 결국 다른 의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돈을 각출, 5,000달러 가량을 받고 합의를 해줬다”며 “하지만 그 이후 박 부의장은 다시 불손한 태도로 되돌아갔고, 아직까지도 직접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분개했다.
<DC=박기찬 기자>
지난 4일 예천군의회 사과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형식 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이 고개 숙여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