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의약품이 승인을 얻었지만 잘 듣지를 않는다
치매는 현대의학에서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 됐다
주변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지인이 없다고 한다면 그건 매우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치매인 알츠하이머는 전 세계적으로 4,400만명, 미국의 경우 550만명을 괴롭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로 인해 2050년까지 알츠하이머 인구가 3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다면 왜 아직까지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 또는 질병의 영향을 늦출 수 있는 의약품은 없는 것일까?
왜 아직까지 알츠하이머의 발병 기전과 원인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없는 것일까? 당신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분명히 정답의 일부분이다.
지난 20년간 연구원, 연구기금 지원기관 및 임상시험실은 대체로 한 가지 전략에 집중했다. 알츠하이머 발병에 절대적으로 관련이 있는 플라크를 형성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를 뇌에서 제거하는 것이었다. 일부 의약품이 축적된 아밀로이드를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그 어떤 약품도 치매를 제어하거나 개선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있다고 모두가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 의대의 나이트 알츠하이머 질병연구센터 존 모리스 소장은 아밀로이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2001년부터 실시해온 임상시험에서 200회 이상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든 시험이 아밀로이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몇몇은 뉴런 안에서 엉킴을 유발하는 실을 만들어 내 신경계를 교란하는 타우(tau) 단백질에 초점을 맞췄다.
타우 단백질은 아밀로이드 응집이 뉴런 사이에 축적된 후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항타우 의약품은 알츠하이머 질병 자체를 성공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치매를 치료하기 위해 5가지의 의약품이 승인을 얻었지만 초기증상 완화에만 효과를 보일 뿐, 이중 어떠한 약품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5년 전 마지막 의약품이 승인된 이후 어떠한 약품도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 소재 브링햄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센터의 레이사 스펄링 소장은 연구현장에 있는 모두가 절박한 심정으로 어떠한 결과라도 알츠하이머 상대로 효과를 보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연구월들이 처음으로 실시한 대규모 신약 임상시험에서 5회분을 최고치로 투여했을 때 축적된 아밀로이드 양을 대폭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인지력 감퇴 초기단계에서 발생하는 기억 및 사고력 감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할 때만 해도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반면 BAN2401으로 알려진 신약은 여전히 추가적인 시험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시험은 중간단계인 임상 2상 시험의 결과였고 더 확장 수준의 임상 3상 시험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보유했고 시험을 통해 신약 최고치를 투약 받았지만 유럽당국의 요청으로 연구결과에서 제외된 시험참가자들을 비롯해 이번 연구의 일부 논란들은 향후에 이뤄질 임상시험에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마운트 사이나이 알츠하이머 연구센터의 사무엘 간디 부소장은 지금껏 어떠한 약도 미약한 수준이나마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더 긴 시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개선시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간병인을 필요로 하지 않고 기본적인 일상 활동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수준의 약이 필요하며 아직까지 그 정도의 극적인 발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연구가 여러 실패한 임상시험으로 인해 갈피를 못잡고 있는 이유는 아밀로이드와 타우에 관한 질문 그 너머에 있다. 한 가지 이유로는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약을 실험하기 위해 사전에 실시하는 동물 실험에서 인간의 치매현상과 유사한 증상을 동물을 통해 조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갈수록 더 정교해져가는 스캐닝 기술을 통해 실제 치매증상이 나타나기 수 십년 전부터 이미 뇌에 손상이 일어나 알츠하이머가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충분한 자격조건을 갖춘 환자들에게 약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실패하는 이유는 이론의 허점보다 참가자들이 이미 효과를 보기에 늦은 상태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원들은 최근부터 치매의 매우초기 단계 환자들 또는 치매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항아밀로이드 약품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험 참가자의 유전적 위험 또는 뇌척수액에 있는 아밀로이드 양에 따라 높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률을 보인다.
이러한 예방 임상시험의 연구결과는 향후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며 아밀로이드의 역할과 관련해 가장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와 동시에 과학기관들은 갈수록 더욱 더 알츠하이머의 토대에 관한 새로운 이론들에 열린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부 연구원들은 소실된 시냅스 복구에 관해 연구하고 다른 연구원들은 뇌의 면역체계와 관련해 노폐물의 식세포로 작용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집중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연구 중인 두 개의 연구팀은 최근 두 가지 보편적인 형태의 포진(herpes)을 포함한 바이러스들이 뇌에 아밀로이드 축적을 유발하는 면역작용의 촉진하는 원인 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된 여러 연구 중 한 연구의 공동저자는 오랜 기간 알츠하이머의 바이러스성 기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간디 박사와 피닉스 소재 배너 알츠하이머 연구소의 수석 디렉터 에릭 레이먼 박사였다.
레이먼 박사는 아밀로이드 가설의 진위여부를 떠나 우리는 알츠하이머의 메커니즘과 위험요소들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련 연구의 공동저자인 하버드의대 메스 제너럴 병원 신경과학자 루돌프 탄지와 로버트 모이어 또한 수년간 바이러스에 방향성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해왔다.
탄지 박사는 과학자들이 너무 오랜기간 아밀로이드를 얼만큼 생성하고 제거할 것인지에 관해서만 연구를 진행해왔고 최근 연구를 통해 감염이 실질적으로 아밀로이드 가설의 추진력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밀로이드가 성냥이고 뉴런의 엉킴이 산불이라면 바이러스는 성냥에 불을 붙이는 역할이라고 비유했다.
탄지 박사 외 다수는 치료적 해답이 약물치료의 궁극적인 혼합체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탄지 박사는 아밀로이드, 뉴런엉킴, 그리고 염증에 대한 약품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생제 또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균범 기자>
<Jens Mortensen for 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