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으는데 영향 주는 요소 많아 철저한 준비를
얼마짜리 집 살 수 있고, 유지가능 여부 꼼꼼히 점검
적은 다운페이 가능한 모기지 확보하면 큰 도움 돼
내집 장만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다운페이먼트이다. 당장 먹고 쓰고 사는 게 급해 저축은 하지도 못하는데 집값의 보통 20%나 되는 자금을 한꺼번에 마련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부동산협회(NAR)가 최근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 중 다운페이 장만이 가장 어려웠다는 응답자는 13%에 그쳤다. 또 43%는 다운페이를 준비하는데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상태에서 집을 산 것이라 출발점이 다르다고 비판적으로 조사결과를 볼 수도 있다. 다만 직접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비난만 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주택 구입을 위한 다운페이를 장만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운페이 마련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단계가 있고 이를 통하면 조금 더 쉽고 빠르게 내 집 마련의 꿈에 다가설 수 있다.
이를 위해 1개월차부터 12개월차까지 다운페이를 저축하는데 필요한 월별 준비 사항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목표는 5년 이내 다운페이 자금 마련으로 가정했다.
■1개월차
주택 시장에 익숙해져야 한다. 다운페이를 준비하기 전에 원하는 집과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 원하는 지역과 학군, 정확한 베드룸의 개수 등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매물 리스트를 찾는데 이 과정에서 기대치가 조정되기도 한다. 물론 주택 시장은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다운페이를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일정액을 모았는데 시장이 변하는 바람에 목표치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2개월차
얼마짜리 집을 살 수 있는지 가늠해본다. 시장을 파악하고 다운페이 저축 준비를 마쳤다면 과연 얼마짜리 집을 감당할 수 있을지 점검해봐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모기지 계산기로 본인의, 또는 배우자까지의 소득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별로 여러 가지 계산을 해볼 수 있다. 집값과 다운페이 금액 등을 입력하면 되는데 1개월차에 조사한 내용을 참고로 하면 된다.
■3개월차
저축 목표를 세운다. 매달 낼 수 있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바탕으로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집이 정해지면 집값에 따라 준비해야 할 다운페이 수준이 나온다.
예를 들어 8월 현재 전국 중간 집값 23만800달러로 보면 5년 이내 20% 다운페이인 4만6,160달러를 모으기 위해 연이율 1.10% 조건으로 매달 750달러씩 저축해야 하는 셈이다.
■4개월차
예산을 만들어 나간다. PDX 머니 코칭의 에밀리 고웬 대표는 “가계부를 꼼꼼히 쓰고 이런 식으로 지출과 소비 내역을 적는 것만으로도 저축이 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개인 재정 관련 블로거인 토냐 레딩도 “예산을 만들면서 얼마를 소비하고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체감하고 실천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월차
다운페이 저축은 매달 내야 하는 빌처럼 다뤄야 한다. 예산을 세우고 지출 내역을 추적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강제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저축은 빌처럼 의무적으로 내야만 하는 돈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운페이 저축은 별도의 세이빙스 계좌에 모으는 것이 좋다. 자동이체를 설정해두고 당연히 이자율이 좋은 계좌로 쌓이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6개월차
현재 주거비는 아껴야 한다. 처한 환경에 따라 해법이 다르겠지만 싱글인 경우라면 지인과 집을 공유하고 렌트비는 반씩 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 부모님 집으로 다시 들어가서 주거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이렇게 아낀 주거비는 이미 계산을 끝낸 모기지 월 페이먼트에 포함시켜 조금 더 비싸고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재원으로 쓸 수도 있다.
■7개월차
소비는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 휴대폰는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필수품인데 이동통신사 대신 별정통신사 등을 이용하면 낮은 금액에도 가능하다.
여기에 케이블 TV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체하거나, 집 인터넷은 휴대폰 무제한 요금제로 바꾸는 식으로 상호 보완해서 월정액 지출을 줄이면 다운페이 저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8개월차
현재 다른 부채도 줄여나가야 한다. 다운페이 저축 이전에 사실 학자금 대출, 크레딧 카드 빚 등 다른 부채를 없애야 한다.
특히 현재 수입에서 가능한 모기지 월 페이먼트를 정하고 모기지 대출 시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20% 수준까지 다운페이를 마련하려면 어쩔 수 없다. 여기에 소득대비부채(DTI) 비율이 낮으면 당연히 모기지 심사 때도 유리해진다.
■9개월차
수입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고용주와 협의해 급여를 높이거나, 보너스를 요구하거나, 더 많은 연봉을 주는 잡을 찾아볼 수도 있다.
아니면 세금 원천징수액을 조정해 매년 봄에 한꺼번에 환급 받는 대신 매달 급여를 더 많이 받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또 학력을 더 쌓거나 자격증을 얻어 수입을 늘리는 방법도 장기적으로 고려해 볼 만 하겠다.
■10개월차
부수입 올리기도 가능하다. 저축 목표액이 생겼는데 목표 달성을 좀 더 쉽게 하면서 조금 더 여유 있게 소비도 하고 싶다면 당장 가능한 아르바이트들이 많다.
당장 동네 업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도 되고, 이베이에서 물품을 팔아도 되며, 인터넷 상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부업들도 할 수 있다. 일례로 과외선생, 프리랜서 작가, 농구 코치 등의 부업을 하는 한 직장인은 부업으로만 1년에 5,000~1만달러의 추가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11개월차
다운페이를 적게 해도 되는 모기지를 물색한다. 소비를 줄이고 소득도 늘렸지만 여전히 집값의 20%를 저축하기 힘들 것처럼 보이면 적은 다운페이가 가능한 모기지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애톰 데이터 솔루션스’가 지난해 주택 구입자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균 다운페이는 집값의 7.6% 수준이었다.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주택 론 가운데는 다운페이로 3.5%면 충분한 것도 있으니 시야를 넓혀봐야 한다.
■12개월차
꾸준히 저축할 동기부여를 스스로 해야 한다. 도움이 되는 방법들로 집을 가져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정리해 보고, 내 집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그려 보면 지금 왜 이 고생을 하면서 저축을 하는지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있게 된다.
사람의 결심은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반복하면 저축을 하는데 가속도가 붙고 1개월차부터 했던 준비 작업들을 다시하며 각오를 다질 수 있게 된다. <류정일 기자>
주택구입을 원한다면 다운페이먼트가 필수다. 예산과 목표를 세우고 최대한 빨리 저축을 시작해야 한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