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진 국기대표코치 이어
동생 스틴븐도 영구퇴출
미국 태권도 명문 집안인 '로페스 가문'의 명성이 성 추문으로 얼룩졌다.
미국 태권도 대표팀 코치로 올림픽에 네 차례나 참가했던 장남 진 로페스(44)에 이어 올림픽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딴 차남 스티븐 로페스(40)가 성적 비행으로 태권도계에서 쫓겨났다.
8일 미국 세이프스포츠센터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자 선수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 등으로 스티븐 로페스를 영구제명했다.
세이프스포츠센터는 미국 내 모든 아마추어 스포츠 단체에서 발생하는 성적 비행을 조사하기 위해 2017년 발족한 비영리 기구다.
스티븐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세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대표적 태권도 영웅이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는 사상 처음 5연패(2001, 2003, 2005, 2007, 2009년)를 달성하기도 했다.그의 여동생 다이애나와 남동생 마크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장남인 진은 동생들을 비롯한 미국 태권도 대표선수들을 지도한 베테랑 코치다.
세이프스포츠센터는 1997년부터 4명의 여자 태권도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진 코치를 영구제명했다.
4명의 선수가 지난 5월 로페스 형제와 함께 USOC, 미국태권도협회를 연방법원에 고소한 뒤 스티븐도 임시 자격정지 상태에 놓여 있었다. 피해자들은 진과 스티븐 형제에게 여러 해 전부터 성적 비행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USOC와 미국태권도협회가 이들과 함께 훈련하게 하고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한 조사와 이에 따른 책임을 요구했다.
스티븐 로페스와 형 진 로페스 스티븐 로페스(왼쪽)가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0㎏급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첫 5연패를 달성한 뒤 형 진 로페스와 기쁨을 나누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