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상승·세제개편안이 가장 큰 변수
지난해 주택 시장은 사상 초유의 매물 부족 사태, 이에따른 주택 가격 급등, 여기에 정치권의 불확실성 등으로 정의된다. 올해 주택 시장에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걷히겠지만 그렇다고 장애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장애물은 세제 개편안 시행으로 꼽힌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인 모기지 이자율 역시 주택 시장에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강력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도 본격화 할 것이란 밝은 전망도 있다. 부동산 전문매체 ‘인맨 뉴스’가 부동산 전문가들로부터 올해 주제별 주택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모기지 이자율 4.5%~5.5%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간 ‘휴면 상태’인 모기지 이자율이 올해부터 오를 것이라는데 모두 동의했다. 그러나 예상되는 상승폭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말까지 30년 만기 고정 금리는 평균 약 3.9%로 4%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 닷컴’이 시장 전문가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해말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보다 약 0.6%~0.7%포인트 상승한 평균 약 4.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스베냐 구델 질로우 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자율이 오르더라도 주택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폭이 크지 않고 주택 구입 능력을 악화시킬만한 이자율 수준보다 낮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구델 이코노미스트는 “이자율이 6%를 넘을 경우 주택 수요가 위축되기 시작한다”며 “이자율 기준 현재 주택 구입 능력은 주택 시장 침체 전보다 높다”라고 인맨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윈더미어의 매튜 가드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가드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이자율이 지난해 대비 약 0.55%포인트 상승, 약 4.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드너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년동안 예상됐던 이자율 상승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이자율 상승이 확실시된다”며 “이자율이 오르더라도 과거 평균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인맨 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자율 상승폭을 높게 전망한 전문가도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의 하비어 비바스 디렉터는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3~4차례 큰 폭으로 올라 연말까지 약 5.5%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비바스 디렉터는 이자율 상승 요인으로 강한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압박, 통화 정책 변화 등을 꼽았다.
■ 주택 매물 늘어날까
지난해 10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전달보다 약 13.7%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신규 주택 공급이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올해 예상되는 신규 주택 공급량으로 부족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현재 주택 매물량은 30개월 연속 하락세로 연율 약 180만채에 불과하다.
로렌스 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년간 신규 주택 공급이 막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해도 매물 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 개편안 시행으로 올해 주택 가격 상승세가 소폭 둔화될 전망”이라고 인맨 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세제 개편안의 영향으로 올해 주택 가격이 약 2~4%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매튜 가드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도 셀러들 사이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매물 부족 현상으로 집이 잘 팔리는 셀러스 마켓이 예상되지만 집을 팔고나면 새집을 구해야 하는 바이어 처지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마땅한 새집을 구하기 전까지 집을 내놓지 못하는 셀러가 늘어나 올해도 매물 부족 사태가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 보험업체 퍼스트 아메리칸 코퍼레이션의 마크 플레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보유자들이 주택 매물의 최대 공급원”이라며 “주택 구입난으로 주택 보유자들이 보유 주택에 갖혀 있는 한 매물이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인맨 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 주택 구입여건 더 나빠질 것
올해 주택 구입여건은 훨씬 안 좋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망대로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고 세제개편안이 본격 시행되면 주택구입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때문이다. 특히 가주나 뉴욕주와 같이 이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역에서는 세제개편안에 따라 재산세 부담이 훨씬 커져 주택 구입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입 여건 악화가 올해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떠 오를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재산세 부담이 높아지면 주택 구입 능력이 상대적으로 악화될 수 밖에 없다”라고 인맨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스티브 쿡 부동산 컨설턴트는 “주택 소유의 가장 큰 매력은 세제 혜택이었다”라며 “세제 개편안이 시행되면 모기지 이자액 공제 혜택이 중산층과 부유층 주택 소유주들에게 더 이상의 의미가 없어진다”라고 인맨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쿡 컨설턴트는 주택 구입 여건 악화로 수요가 위축되면 주택 가치가 약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주택 가격 상승 속도와 소득간의 격차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년간 주택 가격이 소득보다 약 4~5배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며 “올해 주택 가격과 소득의 상승폭이 비슷해지면 주택 구입 여건이 소폭 개선될 수도 있다”고 인맨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