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 기차역사에
3일새 계속 추가
차별반대 한글낙서도
한인 주택과 상점들이 밀집한 퀸즈 플러싱 먹자골목의 기차역사에 아시안 증오 낙서들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플러싱 149스트릿 인근 먹자골목 롱아일레일로드(LIRR) 머레이힐 역사의 맨하탄 방면 플랫폼에 설치돼 있는 역사 표지판과 광고판에서 아시안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내용의 낙서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퀸즈 한인타운 최고의 한식당가로 떠오르고 있는 먹자골목은 수년 전부터 외국인 미식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오고 있지만 이 같은 인종혐오 범죄가 발생하기는 처음이다.
낙서가 처음 목격된 날은 지난 15일로 유성 매직으로 ‘아시안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라(Asians Go Home)’, ’중국인 루저들의 동네(Chinese Loser Town!)’ 등의 낙서가 어지럽게 적혀있었다. 이어 17일에는 광고판 여백에 ‘동네가 너무 붐빈다’(Too Crowded Here), ‘중국인들은 이곳을 떠나라’(Chinese Get Out), 등 지난 15일에는 보이지 않았던 아시안 혐오 낙서가 추가되는 등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씨는 “낙서에는 중국인이라고 표현돼 있지만, 백인 등 다른 인종들 경우 한인과 중국인을 제대로 구별을 하지 못하는 만큼 이번 증오낙서는 한인을 타깃으로 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시안 증오낙서가 역사에 늘어나자 일부 주민들은 낙서들이 적힌 부분을 칼로 오려내는가 하면, 펜으로 ‘너무 늦었다(too late)’,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등 한글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문구를 써 놓으면서 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관련 먹자골목 상인번영회의 김영환 회장은 “이 곳에서 업소를 운영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같은 아시안 증오 낙서 사건이 벌어진 것은 처음 듣는 일”이라면서 “이번 사건 현장 주변의 감시카메라 등에 대한 수사를 통해 하루속히 범인을 잡아낼 수 있도록 경찰과 지역 정치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희은 기자>
퀸즈 149가 머레이힐 역사 표지판과 광고판에 ‘Asians Go Home’ (왼쪽 원안), ’Chinese Loser Town!’ (오른쪽)등의 아시안 증오 낙서가 쓰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