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픽업·관광안내
숙식제공 등 챙겨야
“요청 오면 걱정 태산”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얼마 전부터 친절한 한인 택시기사를 찾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한국에서 LA로 휴가를 오는 친척을 위해서다. 근무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김모씨는 연로한 친척이 LAX 국제공항에 내려 어리둥절하며 길을 헤맬까 걱정이 되어 도착시간에 맞춰 픽업을 대신 나갈 한인 기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친척이 온다는 일은 반가운 일이지만 신경써야 할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방문객이 있는 동안 LA 이곳저곳 투어도 해줘야 하면서 내 일은 일대로 해야 하니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연말 연휴와 겨울방학 시즌이 다가오면서 LA를 비롯한 남가주의 한인들 가운데 한국이나 타주에서 LA를 방문하겠다는 친지와 지인들의 연락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할리웃,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부터 가까운 샌타모니카 비치등 관광명소가 많고 따뜻한 날씨로 살기 좋은 LA에 지인들이 관광하러 찾을 때 마다 “너희 집에서 신세 좀 질게”라는 요청에서부터 “주말에 관광 좀 시켜줘”라는 부탁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민폐’를 끼치는 상황들이 항상 반가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남가주 지역 한인들은 연말 및 방학 시즌이 오면 지인 방문객의 도착에 앞서 여행사에 전화해 LA현지 출발 여행 패키지, 숙박 예약을 대신해 알아봐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오는 친인척 지인들이 카드 수수료를 이유로 나중에 돌려주겠다며 현금을 빌려가는 일도 수두룩해 골머리를 앓고있다.
40대 한인 이모씨는 방학 시즌 동안 자년들과 LA에 여행을 온다는 타주 친구의 연락을 받고 벌써부터 고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번 길었던 추석 연휴에도 한국에서 친구가 방문해 외식, 관광을 포함해 예상치 못한 지출이 수백불이나 되는데 연말이 다가오니 LA를 방문한다는 친구 연락에 덜컥 걱정이 앞선다”며 “가끔은 친하지 않은 지인한테도 연락이 와 LA 관광명소에 대해 물어보고 대신해 서부여행 패키지를 알아봐달라는 부탁까지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LA시 관광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만 LA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29만6,000명으로 4년간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 송년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도 정신이 없다는 이씨는 “연말 행사로 주말마다 바쁜데 방문하는 친구를 집에서 호스트하고 챙길 생각을 하니 반갑다기보다 걱정먼저 드는 건 사실”이라며 잦은 LA방문객들을 마냥 기뻐 반길 수만은 없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손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