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체 회장부인 행세
맨하탄 건물주사칭 대출시도
자신을 맨하탄 한인타운의 빌딩을 소유한 한국 기업체의 부인이라고 사칭한 뒤 은행을 상대로 1,000만달러를 담보 대출을 받으려했던 50대 한인 여성이 체포됐다.
22일 맨하탄검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맨하탄 57가의 한 사무실에서 검거된 조모(59)씨는 C급 중범인 100만달러 이상 절도 미수와 1급 신분도용, 2급 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자신이 맨하탄 32가 한인타운내 오감식당과 감미옥 등이 입주해 있는 6층 빌딩(9 west 32st, 구 큰집 식당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의 삼화제분 회장의 부인 정모씨라고 속인 뒤 해당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 한 혐의다.
조씨는 모기지브로커를 만나 자신이 맨하탄 빌딩을 소유한 ‘뷰트리 리얼티 콥’(Beautri Realty Corp) 관계자라며 대출 알선을 부탁한 뒤 삼화제분 회장의 부인과 딸 이름의 위조된 여권과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현재 뷰트리리얼티콥은 삼화제분 회장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 이에 모기지 브로커는 조씨에게 브릭 캐피털을 소개했고 지난달 17일 은행에서 직접 1,000만달러 대출계약서에 서명까지 했다. 조씨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뷰트리 리얼티 콥의 지분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1,000만달러 대출 계약서의 채권자는 브릭 캐피털, 채무자는 ‘뷰트리리얼티콥’ 으로 돼 있다. 또 삼화제분 회장의 딸 박모씨의 서명도 기재돼 있다. 조씨를 의심한 은행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16일 대출 클로징을 위해 변호사와 함께 맨하탄 57가 사무실을 방문한 조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경찰은 조씨에게서 BNB하나은행(현 KEB하나은행)으로부터 뷰트리리얼티콥과 삼화제분 회장의 딸 박모씨 이름으로 발급받은 것으로 돼 있는 위조 데빗카드도 발견, 압수했다.
경찰은 이날 중국 국적의 고모(52)씨도 공범으로 체포했다. 조씨와 고씨는 5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서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