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장 3명 등 10여명 징계
인격모독에 폭언∙폭행까지
재외공관 기강 해이와 갑질 등에 대한 대대적 감찰을 실시한 한국 외교부가 직원에 대한 사적인 업무지시 및 폭언 등과 함께 성희롱 등을 한 것으로 조사된 재외공관장과 직원 등 10여 명을 징계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재외공관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누구랑 잤냐’는 등의 성적인 발언을 일삼다 적발되면서 재외공관은 물론 한인사회 직장 및 커뮤니티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희롱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에서 직원에 대한 성희롱과 사적인 업무지시, 폭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재외공관장과 직원 등 총 10명에 대해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지난 8월 재외공관에서 폭언·부당 지시 등 갑질행위에 대한 집중 신고를 받아 접수된 41건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며 “공관장 3명과 공관 직원 2명 등 5명에 대해 중징계(정직 이상) 의결, 공관 직원 2명에 대해 경징계 의결을 각각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징계 대상 5명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의 비서에게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개보다 못하지’, ‘넌 미친거야’, ‘정신병원 가봐라’ 등의 폭언으로 인격모독을 일삼고, 폭행까지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적발된 한 공관장은 일부 여직원들에게 ‘요즘 표정이 안 좋은데 연애관계에 문제가 있느냐’, ‘그러니 결혼을 못하지’, ‘길거리에서 눈에 띄지 않으니 남자친구 구하는 광고를 내봐’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재외공관 직원은 현지 행정직원에게 여러 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으며, 한 직원은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미혼 여성 행정 직원에 구애 행위를 해 공무원 품위를 손상시키는 등의 행위가 적발됐다. 중남미 지역 공관의 한 직원은 현지 행정직원에게 ‘누가 누구를 꼬시려 한다더라’, ‘누구와 한 침대에서 잔거 아니지?’ 등 성희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