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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왜 글을 쓸까

지역뉴스 | | 2017-09-09 19:19:57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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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독자의 자리를 지켜오신 분이 문득 물어오신다. 어찌해서 글쓰기를 하게되었으며 여지껏 글을 써왔는지. 그렇다.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글을 써왔을까. 글을 놓아버린다 한들 누가 타박한다거나 꾸짖거나 질책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누구를 만나든 어떤 사물을 대하든, 어디에서건, 어떤 정황이든 글감이 될 수 있는 느낌이나 의미있는 소재를 만나게 되면 빛둘레처럼 뽀시시 피어나는 글줄기들이 마음을 떨리게 만든 탓에 글 쓰기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던 것 같다. 주어진 삶의 노정을 그려넣기도 하고 살아낸 흔적들을 살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던 행운을 덤으로 얻기도 하면서 삶의 지표로 삼듯 묵묵히 함께 견디며 걸어온 것이리라. 난파선처럼 지척도 분간하기 어려웠던 시간 속에서도 혼신으로 붙들고 온 일엽편주가 되어준 적도 있었다.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무의식으로 건너 뛴것 같은 일상의 오지들을 새삼 쓰다듬으며 이로인한 숨겨진 불안을 치유받고 싶다는 의식의 저변이 지금껏 팬을 붙들고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믿고 싶다.  

 

언어를 다루고 표현 수단으로 삼는 예술이라서 말을 고르게 펴나가면서 조종하고 그 틈새로 문장력을 터득해가며 공감대를 나누어야 하기에 주제의 설정과 문장의 구성과 전개를 다루어야하는 벅찬 작업임에도 순수한 깨달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논지의 취지를 바로 세우지 못했을 때의 자괴감을 감당하기에는 초월적이지 못한 부족함을 붙들고 어쩔줄몰라 했던 시간들이 아슴하게 떠오른다. 사람다운 올바른 인성과 삶의 지혜가 머물러야하는, 사물을 바라보는 기민성과 예리한 감성을 동원해내야 하는 부담감으로 쓰기를 접어야겠다는 망설임이 문득 문득 끼어들곤 했지만 얼른 고개를 젓고 다시 팬을 고쳐잡으며 빈 밤을 무위로 떠나보냈던 시간들을 무시로 만나기도 했었다. 모든 것이 겸비된 글을 도모해야 한다는 허울을 벗지 못하고 문학 언저리를 맴돌고 맴돌았던 것 같다. 하루들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떠밀어내듯 흘러가는 중에라도 하루하루 여하하더래도 몇자씩은 써내려가기를 번복하며 반이하지 않으려 했었다. 일상에서 우러나는 기쁨과 견디지 못하는 슬픔들을 글 속에 풀어놓으며 헛걸음을 딛기도하며 휘청거리기도 했던 시간들을 지켜내었기에 지금에서 글과 함께 오래오래 동도하고 싶음을 숨길 수 없음이다. 

 

어느 날엔 마음을 단정히하고 앉으면 하늘로서 내리는 은총과 지혜와 전언이 허공을 돌아 한 장의 친서가 되어 하얀 용지 위로 사뿐히 내려앉기도 한다. 문협 추천으로 문단 등단  후에도 여전히 프로라는 자부심은 아웃사이더에서 배회하고 있지만 쓰는 일은 멈추지 않고 만나지는 모든 상황과 풍광까지 글로 풀어내려는 애씀을 포기하지 않아야 겠다고 마음을 가다듬기에 이르렀다. 묵상 중에라도 가슴에서 생각에서 흘러나오는 글줄들을 쓰고 읽고 다시 읽고 다듬으면서 어느 정황에서도 글을 대하는 단정함을 잃지 않으며 쓰고 지우는 일을 번복하더래도 쓰기를 멈추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덧없이 흘러가버린 시간들을 향한 애틋함의 표현을 저항처럼 지긋이 밀고가는 것일찌도 모를 일이다. 나름대로 매진했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갓길로만 맴돌진 않았을까 하는 자책도 인다. 글심은 어디에서나 어떠한 상황에서나 글로 풀어내야한다는 책무감이 더 이상의 나태와 게으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옹골진 다짐이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시심이 가물듯 매말라버리거나 글이 풀려나지 않을때나, 쉽게 떠오르지 않는 낱글들로 하여 나를 향한 응시와 독려를 진행형으로 이끌어가리라 다짐하곤 한다. 서투른 문장력이 가끔은 낯설어 보여지기도 하고, 철자를 꿰맞추며 언어를 나열하다보면 마음은 쉬는 날이 없어지고 만다. 갈래를 잡지못한 감성들이 저마다 너울대는 날이면 누군가가 마무리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일기도하고, 내면이 유실된 건조한 글들을 끄적이고 있을 땐 인격조차 부끄럽지않느냐며 스스로에게 질책을 퍼붓기도 한다. 밀려드는 추회가 번번히 못견디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렇듯 스스로에게 송구하고 부끄러운 글을 왜 여지껏 쓰고 있으며 쓰려고 할까. 불현듯 서투른 응답을 내밀어 본다. 하고 싶은 것이라서, 하늘로 부터 인정받는 글을 내놓고 싶어서, 쓰는 동안의 행복을 잃고싶지 않아서. 이제부터 시작이라 여기며. 천천히 여유롭게 편안한 글을 써가리라. 인생이란 그리 길지 않은 것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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