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 전격합의
북 지하벙커 파괴 등 초강력 미사일 개발 가능
유엔안보리 · 유럽 연합 등 국제사회 규탄 이어져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한미 정상이 4일, 한미 미사일지침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하는 등 강력한 공조 대응에 나섰다.
미사일의 탄두 중량 제한이 완전히 해제됨에 따라 한국군은 지하 깊숙이 포진한 북한의 군사시설을 비롯해 유사시 북한군 지휘부 벙커까지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현행 한미 미사일지침은 사거리 800㎞에 500㎏으로 제한돼 있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미사일 탑재능력 제한 조치를 해제하기 위한 한국의 계획에 대해 원론적인 승인을 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미사일지침을 개정하고 특히 탄두 중량 제한을 전격 해제키로 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및 핵 도발이 사실상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판단, 이를 무력화할 무기체계를 한국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공분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 규탄했다. 특히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4일,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번 주 결의안 초안을 회람한 뒤 11일 표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북한 김정은이 전쟁을 구걸하고 있다”면서 “전쟁은 결코 미국이 원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한편 4일 맨하탄 소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앞에서 열린 국제탈북민인권협회(대표 마영애) 주최 ‘북한 6차 핵실험 규탄 시위’ 도중 유엔 북한대표부 외교관들과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 대표에 따르면 탈북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즉각적으로 중단하라’고 외치며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는 시위가 한창이던 이날 오전 8시5분께 출근 중이던 유엔 북한대표부 차성남 대사가 자신이 들고 있던 피켓에 주먹을 휘둘렀다. 마 대표는 “핵실험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이어가던 중 북한대표부 외교관들이 심하게 밀쳐 허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어 근처에 있던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마 대표는 이 과정에서 차대사가 “죽여 버리겠다”면서 자신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 도중 마 대표 이외에도 한쪽 다리를 사고로 잃어 목발을 짚고 시위에 참가했던 장애인 지모씨도 북한대표부 외교관이 밀어 넘어지면서 큰 부상을 입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금홍기 기자>
<금홍기 기자>
국제탈북민인권협회(대표 마영애)가 4일 맨하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앞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국제탈북민인권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