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기능의 변화가 중추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운동(motor)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생산 세포가 소실돼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근육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탈리아 비타-살루테 산 라파엘레 대학 안과 전문의 알레산드로 아리고 박사는 파킨슨병은 진행의 전 단계에 걸쳐 색깔을 감지하지 못하는 등 시각장애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파킨슨병은 주요 증상이 운동장애이지만 시각계를 담당하는 뇌의 구조에도 “뚜렷한 이상”이 나타나며 이는 운동신경 장애가 발생하기 10년 앞서 시작될 수도 있다고 아리고 박사는 밝혔다.
새로 파킨슨병으로 진단돼 치료를 받기 전의 상태인 20명(남성 11명, 여성 9명)과 연령과 성별 비율이 같은 정상인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안과 검사에서 색깔을 감지하지 못했고 시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또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눈 깜박임 감소 현상도 보였다.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Diffusion-weighted MRI)과 화소 기반 형태분석법(VBM: voxel-based morphometry)으로 뇌의 백질과 회색질의 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는 뇌의 시각 시스템 구조에 뚜렷한 비정상이 발견됐다.
특히 좌우 시신경이 교차하는 뇌 부위인 시교차(optic chiasm)의 용적 감소와 시각로 부챗살(optic radiation)의 변형이 관찰됐다.
따라서 파킨슨병 환자의 시각정보 처리 지표를 추적하면 파킨슨병의 진행과 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리고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에는 메시나 대학의 안과, 신경과, 신경영상과 연구원들도 참여했다.
이 연구결과는 북미 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 온라인판(7월 11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