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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감응 스케치

지역뉴스 | | 2017-07-15 19:19:43

행복한 아침,김정자,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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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가 있었다. 뜻하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던 사태가 발생하자 어떻게 응대해야 할찌 마음 가닥이 우왕좌왕 허둥대면서 판단력까지도 두서없이 대중을 잡지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일이 있었다. 격해진 감정의 갈래들이 뒤섞이면서 어수선해진 복잡함을 일일이 감정으로 드려낼 것 같은 착찹함에 묶여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데 이상하리만치 상큼한 쥬스 한 잔이면 이깟 쯤의 감정의 나락은 충분히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불쑥 솟구치면서 스스로의 대응에 기댈 수 있는 가닥이 잡혀갔다. 어쩌면 동시다발적인 감정의 사생화를 여러 장의 스케치로 그릴 수 있겠다는 생소한 발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격해진 감정은 내용에 작위성이 없는 소묘적으로 그려지는 스케치로 단정짓는다면 감정의 나락을 다스릴 수 있을 것 같은 정돈된 심리상태는 묘사적인 소곡의 스케치로 구상될 수도 있겠다는 실마리를 우연찮게 붙들게 되었다. 세상살이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것은 어느 사태에서건 스케치된 여러장의 사생화 중 어느 그림이든 진정한 내 모습을 만나야하고, 찾아야하며, 미완의 스케치들을 완성도 높은 화폭으로 살아온 모습을 담아두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이 앞과 뒤가 있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시간 역시 과거로 버려진 현재, 미래로 다가올 현재라는 양면을 안고 살아간다. 흑과 백으로 선명히 나누어야만 만사가 설명이 가능한 것도 아닌데 토론이 있는 곳이면 옳고 그름으로 각자의 주장을 고수하기도하고 심지어는 세상을 선과 악으로, 영혼과 물질로 대립되는 윈리로 보기도 한다. 정신과 물질이 서로 대립한다는 생각으로 두 가지의 원리나 이치로 세상만사를 판단하고 설명하려는 태도나 방식을 고수하며 철학이라는 학문으로 접근하거나 심지어는 세계와 인간을 종교에도 접합시킨 조로아스터교도 존재하고 있다. 다양성을 지닌 인간의 생각을 이원론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극히 미숙하거나 조잡한 조짐으로 변질될 우려를 낳게된다. 하지만 우리네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이원론적인 추리나 발상으로 결론을 얻으려하는 경우가 허다함도 돌아보게 된다. 미래를 간파할 여유가 없다는 변명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무시로 우리네들 곁을 스쳐가고 다가오는 것이라서 필자처럼 어벙한 사람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후회와 아쉬움이 나란히 줄을 설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무게 탓에 삶이 무겁다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가 보다. 

살다보면 언제라도 만나도 좋을 사람과 지지리도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서 관계의 스케치 또한 여러장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음이다. 잊혀진 사람이 그리워지는 시기도 뜬금없이 찾아듦 앞에 망연해지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라서 지나침은 몸을 사리게 되지만 알맞음의 미학은 미제인채 삶의 귀퉁이에서 눈치를 보며 스케치 해야할 때도 있더라는 것이다. 작은 생각들이 구름처럼 뭉개뭉개 무한의 상상력으로 밝음과 어두움을 스케치하게 만든다. 실개천 같이 졸졸대며 흐르는 세월을 스케치하며 책을 놓지않고 살아온 탓에 사람을 통한 시련과 좌절 쯤은 경지에 도달했노라고 말 할수 있기를 소망해온 터라서 그 보답으로 받아들이며 언제나처럼 차 한잔에 시집 한권이면 천하를 얻은 것 같은 무명천 같은 삶을 스케치해 가려한다. 감응으로 그려지는 스케치는 꾸밈없는 무구 자체이다. 

나이에 걸맞는 멋을 지닌 노년으로 살아지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여러장의 스케치를 습관처럼 그려내고 있는 것 같다. 어엿하면서도 여유로운, 단정하고 매력적인 은발의 할머니가 은은한 미소를 지닌 스케치와 나이 든 만큼의 초췌와 초라해진 모습을 내보이기를 꺼려지는 또 한 장의 스케치를 사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늙지 않으려고, 늙어보이지 않으려고, 늙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욱한 삶을 밀어내며 내면의 평안과 떳떳한 자신감과 의연함을 지켜내면 되는 것이란 자만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어느 결에 세상적인 잣대가 스며든 스케치를 발견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인생은 늘상 여러장의 사생화를 그리가며 살아갈 수 밖에 없나보다. 하지만 이렇듯 스케치를 그려낼 수 있는 여유를 즐기며 누려보려는 시도 또한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발상인가. 삶을 반추하는 감응 스케치를 지향하는 것은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선하고 흡족한 여생을 풀어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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