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말듣고 유죄인정 형량 협상
연방대법원서 유죄 무효판결 내려
변호사의 잘못된 조언으로 유죄를 인정해 추방 위기에 놓였던 한인 영주권자가 연방 대법원의 유죄 무효 판결로 추방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23일 마약중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추방될 처지에 놓여 있던 한인 재 이(48)씨의 상고심에서 추방될 수도 있는 유죄시인의 중대성을 알지 못한 채 변호사의 잘못된 조언으로 시인한 유죄는 효력이 없다며, 찬성 6대, 반대 2로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중범 유죄판결로 추방될 뻔 했던 영주권자 이씨는 가까스로 추방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중국 식당을 운영하던 영주권자 이씨는 지난 2008년 경찰에 체포됐다.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이 이씨의 집에서 88개와 마리화나 현금 3만2,000여 달러 그리고 권총 한 정을 압수한 것이다.
이씨는 재판과정에서 담당 변호사로부터 형량 협상을 위해서는 검찰의 제안을 받아들여 마약판매 유죄를 시인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받았다. 영주권자인 이씨는 변호사에게 마약 판매 혐의를 시인할 경우, 추방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토로했으나 변호사는 수차례가 마약판매 혐의가 추방대상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씨를 안심시켰다.
결국 이씨는 정상적인 재판을 받을 경우 최대 3~5년 실형이 예상되지만 마약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 1년 정도로 형을 감해주겠다는 것이 검찰의 제안이라며 이를 수용하라는 변호사의 조언대로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마약판매 혐의를 시인해도 추방을 당하지 않는다는 변호사의 조언은 잘못된 것이었다.
마약판매 유죄판결을 받고 1년 1일의 실형을 받은 이씨는 형기를 마친 후 추방대상자들이 수감되는 이민구치소로 이감되고 나서야 자신이 추방될 처지라는 것을 깨달았고, 변호사의 조언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게 됐다. 마약판매 혐의는 연방법상 추방대상 범죄인 ‘가중 중범죄’로 분류돼, 영주권자인 이씨는 형기를 마치며 추방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때부터 이씨는 자신의 유죄 인정이 변호사의 조언으로 인한 것이었다며 자신의 유죄 인정을 번복해달라며 상고 절차를 밟았고. 이날 어렵게 대법원으로부터 유죄인정 번복 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영주권자인 이씨는 자신이 유죄를 인정할 경우, 추방될 수 있다는 유죄인정의 중대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변호사의 잘못된 조언으로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며 “잘못된 법률조언으로 인한 유죄인정은 번복되어야 한다”고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