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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67주년 특별기획 ‘미국에서 부르는 망향가’〉“내 고향 개성, 그리운 송악산”

지역뉴스 | | 2017-06-23 19: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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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송기룡씨 인터뷰

곧 돌아오마 하며 두고 온 고향산천. 까까머리 초롱초롱했던 소년은 수십 성상 고된 세월을 흘려 이제 주름살이 깊게 팬 노부가 돼 아스라이 고향 땅을 그린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67년째. 북한군의 남침으로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쫓겨내려 온 실향민들의 망향가는 아직도 민족의 한으로 남아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조지아주에는 500여명의 실향민이 살고 있다. 그들은 이민 1세대로서 척박한 이민환경을 딛고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초석을 다진 ‘우리들의 선구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틀랜타에 정착한지 42년째인 실향민 송기룡씨(79)가 직접 보고 겪은 6·25의 참화와 아픔을 듣는다.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나 시내 동현동에 살던 송기룡씨는 12살이던 1950년 6월 북한군이 전쟁을 일으키고 이듬해 1월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어머니, 누이와 함께 남쪽으로 피난을 왔다.

“그때가 송도 중학교에 입학했던 해인데 갑자기 중공군이 엄청나게 쳐들어와서 그대로 있다가는 모두 죽는다고 동네 전체가 난리였지요. 그리고 미군이 곧 물리칠 것이기 때문에 일주일만 잠시 남쪽에 가있으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해서 혼자이셨던 어머니도 저와 누이를 데리고 부랴부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 날이 고향과의 마지막 이별이었다. 

“임진강을 건너 파주에 도착해 서울까지 걸어가면서 눈에 들어온 주변 광경은 참혹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공포스러웠지요. 생전 처음 보는 피투성이 시신들이 길 주변에 끝도 없이 즐비하게 널브러져 있었고, 부상을 당해 땅바닥에 누웠거나 맥없이 주저앉아있는 피난민들의 모습이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해 가슴을 저밉니다.”

이후 송씨 가족은 피난처를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마련하고 폐허 속에서 전쟁을 겪는다. 

송씨는 고향에서 겪은 6·25전쟁에 대한 많은 기억들 중에서 유독 세 가지가 뚜렷하게 남아있다고 한다. 첫째는 북한인민군이 송악산으로 쳐들어왔을 때 태극기를 들고 얼굴을 보러 나갔다가 인민군들이 야단을 치며 북한 공화국기를 주었던 일, 두 번째는 친구들과 함께 탄피를 주우러 송악산을 자주 올라갔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단다. 나머지 한 가지는 피부색이 까만 흑인을 처음 보고 놀란 일인데, 심지어는 무섭다며 숨는 아녀자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1964년 이민 길에 올라 뉴욕에 도착한 송씨는 다시 그레이하운드를 타고 시카고로 갔고, 1975년 애틀랜타에 정착했다. 당시 서독 간호사였던 아내 송옥자씨와 펜팔로 인연을 맺고 결혼에 골인한 송씨의 러브스토리는 아직도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다. 송씨는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한식당의 원조격인 ‘한국관’을 오랜 기간 운영하며 한식을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조지아의 실향민들은 매달 한 차례 모임을 갖는다. 모일 때마다 보통 100여명이 참석한다. 아무리 시간이 남아도 매달 모이기가 쉽지 않을듯 한데 ‘서로 보고 싶어서’ 만난다. 최근에는 그 벗들이 고향땅을 다시 밟아보지 못한 채 하나 둘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다고 한다.

송씨는 매년 맞는 6·25 기념식이지만 올해는 더 마음이 무겁다. 북한이 유엔의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고, 김정은의 광폭한 성격을 볼 때 평화통일의 길이 더 요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인에게 평생 은인 입니다. 미국은 풍전등화 절대 위기에 놓였던 한국을 수많은 생명을 희생해가며 구해줬죠. 그 고마운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요즘에는 국가관이 부족한 젊은이와 어린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머리카락 색깔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미국에서 살지만 한국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 입니다. 수많은 희생을 치러가며 지킨 나라이지요. 부모들이 후손들에게 국가관 교육을 더 잘 시켜주기를 당부합니다."  라이언 김 기자

<6·25 전쟁 67주년 특별기획 ‘미국에서 부르는 망향가’>“내 고향 개성, 그리운 송악산”
<6·25 전쟁 67주년 특별기획 ‘미국에서 부르는 망향가’>“내 고향 개성, 그리운 송악산”

송기룡씨가 한국전쟁 관련 기사 등을 직접 스크랩한 것을 들춰보며 잠시 회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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