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마당에 큰 나무 있으면 수도관 점검은 필수
예상치 못했던 클로징^리모델링 비용도 준비해야
무엇이든 그렇듯 처음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이다. 실수를 하면서 배우는 것도 늘게 된다. 집을 구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주택 구입 경험이 전혀 없는 첫주택구입자가 실수없이 완벽한 주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주택 구입은 다른 구입과 달리 엄청난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큰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서 실수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US뉴스&월드 리포트가 최근 생애 첫 주택 구입을 마친 구입자들에게 주택 구입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점들에 대해서 물어봤다.
■ 송금 사기에 휘말릴 줄이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주택을 구입하려던 새닌 앨런은 에스크로 마감을 약 2시간 앞두고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에스크로 마감을 위해서는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다운페이먼트 금액 등 잔금 송금 요령이 담긴 이메일로 타이틀 업체가 보낸 이메일처럼 보였다.
이메일에 적힌 지침대로 은행을 통해 거액의 잔금을 송금한 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알아보니 사기 이메일로 밝혀졌다. 타이틀 업체를 해킹에서 빼낸 주택 구입자들의 정보로 해커들이 보낸 이메일이었다.
곧장 거래 은행에 사실을 통보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송금을 막고 정상화하는데 수주간이나 걸렸다. 자칫 생애 첫 주택 장만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갈뻔한 순간이었다.
“타이틀 업체가 은행 송금시 주의할 점을 미리 알려주고 잔금을 캐시어스 체크로도 지불할 수 있다고 알려줬더라면 이런 마음고생은 안 했을 텐데”라는 것이 앨런이 깨달은 점이다.
■ 클로징 비용 넉넉히 모아 둘 걸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주택을 구입 중(인터뷰 당시)인 커밍스 부부는 클로징 비용이 조금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내는 주택 소유주를 정원사, 청소 업체 등과 연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업체 부대표로 부동산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아야 한다는 위치가 창피스러울 정도다.
에스크로 마감일 가까워 올수록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클로징 비용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오는 바람에 지금 현금 마련에 분주하다. 부부는 “주택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너무 얕잡아 보는 바람에 지금 이 고생 중”이라고 전했다.
■ 앞마당의 오래 된 나무가 원망스럽다
대학자금 마련 상담사인 케네스 오코너는 2003년 뉴저지주에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면서 앞마당에 나무가 있는 집은 수도관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얻었다. 앞마당에 오래된 큰 나무가 마음에 들어서 주택 구입을 결정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땅속에 얼마나 퍼져 있을 지 모를 나무의 뿌리가 하수도관을 오랜 세월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주택 구입을 완료한 뒤에야 하수도관에 큰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앞마당에 심겨진 나무의 뿌리가 종종 하수도관 짓누르거나 파고 들어 막힘 현상을 일으키는데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한 가지 더 알게 된 사실은 최근에는 전용 카메라를 사용, 하수도관 곳곳을 속 시원히 들여다 볼 수 있어 하수도관 점검이 그리 어려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 학군은 무슨, 집만 좋으면 됐지
웬즈키 부부가 시카고 지역 타운 하우스를 구입할 당시만해도 자녀가 없었다. 자녀 출산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주택 구입 조건에 학군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약 4년전 생애첫주택을 처분한 부부는 처분 당시 자녀 3명을 두게 됐다. 더 큰 집이 필요해서 이사를 했지만 이왕이면 처음부터 학군이 좋은 지역에 집을 구입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생겼다.
운 좋게도 이사 간 지역의 학군은 부부가 만족스러워할 정도로 우수했다. 부부는 자녀가 없더라도 미래에 집을 팔 때를 대비해서 학군이 우수한 지역에 첫주택을 장만하는 것이 좋다고 자신들의 경험담을 나눴다.
■ 리모델링 비용때문에 달달 떨게 될줄이야
애틀랜타에 생애 첫 주택을 구입했던 칼리 호크는 리모델링 비용이 부족해 겨울 내내 달달 떨어야 했던 사연을 전했다. 주택 구입 뒤 그녀가 절실히 필요를 느끼게 된 리모델링 공사는 바로 창문 교체 공사였다. 집에 창문이 많아 환하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단일창이라서 겨울철 단열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
겨울철 아무리 난방을 해도 실내 온도가 65도를 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단열 효과가 낮은 단일창이 원인이었다.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 이중창으로 교체 공사가 시급했는데 창문이 많아 공사비로 약 1만달러나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중창 설치 공사비가 이렇게 비싼줄 미리 알았더라면 겨울이 오기 전에 공사비를 조금이라도 더 모아뒀을 텐데”라는 것이 그녀의 때 늦은 아쉬움이다.
■ 겉보다 속이 좋아야 한다
집은 겉보다 속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생애첫주택구입자도 있다. 댄 맥킨이 콜로라도주에 장만한 첫주택은 소위 말하는 ‘플립’(Flip) 매물이었다. 주택 상태가 떨어져 저렴하게 나온 매물을 투자자들이 사서 리모델링을 거쳐 매물로 다시 내놓은 매물이었다.
내부 장식이 새것이고 실내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구입 결정을 내렸지만 건물 속은 겉처럼 온전하지 않았다. 맥킨은 결국 2년 만에 첫 주택을 처분하고 그뒤로 부동산 에이전트 자격증을 따 첫주택 구입자들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생애 첫 주택 구입에는 반드시 실수가 따르는 법이다. 앞마당에 크게 자란 나무가 좋아서 집을 구입했는데 나무 뿌리가 하수도관을 손상시켜 고생한 첫 주택구입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