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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칼럼]통치할 준비가 안 된 정당〈A Party Not Ready to Govern〉

지역뉴스 | | 2017-03-20 18:50:42

칼럼,폴 크루그먼,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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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절친한 말벗이 폴리티고라는 정치전문 매체에 전한 바에 따르면 백악관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개인클럽 마르-아-라고에 머물기를 즐기는 대통령은 그의 국정운영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넌덜머리를 낸다. 여기서 훈수 한 수: 대통령의 직무를 그르치고 있다는 일반의 인식에 맞서는 최상의 방법은 맡겨진 임무를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에겐 실현 불가능한 충고다. 단순히 그의 능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다.   

기질적으로나 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주할만한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트럼프는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불러일으킨 위기에는 정면으로 대응조차 하지 않으면서 오바마를 겨냥해 터무니없는 비난을 늘어놓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아놀드 슈와제네거를 비아냥대는 등 정신분열을 겪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공화당이 빠진 더 깊은 수렁은 트럼프의 무능이 아니라 총선공약 이행에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당의 총체적 실패다. 

돌이켜보면 공화당은 지난 수년간 거짓된 몸짓으로 일관했다. 당 지도부의 번드르르한 수사는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 당 지도부는 그들이 내건 구호를 어떻게 현실화해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실태파악 조차 하려들지 않았다.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아젠다로는 오바마의료개혁법 해체와 기업세제 개혁이 꼽힌다. 

이 중 어느 사안이건 현실을 들여다 본 공화당 의원들은 완전한 패닉상태로 빠져들고 만다.   

수 백만명의 의료보험과 많은 피보험자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라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오바마케어 폐기를 외치는 것은 우스꽝스런 짓이다. 

무엇보다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의 대안을 제시할 7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동안 대체플랜을 내놓겠다는 빈 약속만 거듭했을 뿐이다. 그러더니 선거가 끝난 후 몇 개월 동안 세부적인 대안을 곧 제시하겠다는 추가 약속을 되풀이했다. 

분명 연방 의회 지하실 어딘가에는 처박혀 있을 의료보험개혁법 대안을 공화당이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얼까?

그동안 우리들 중 일부가 계속 알려주려고 했던 불편한 진실, 다시 말해 2,000만명의 무보험 미국인들에게 새로이 주어진 의료보험 혜택을 유지할 유일한 방법은 오바마케어와 유사한 플랜을 내놓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화당 의원들이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공화당이 감추어둔 새로운 플랜이 오바마케어의 설익은 버전처럼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적으로 이는 최악의 상황을 상징한다. 

공화당의 대안은 강경 보수주의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의료개혁법의 중요 조항을 약화시켜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수 백만명의 백인 근로층 유권자들로부터 의료보험을 빼앗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응할 공화당의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오바마케어 대체안을 자세히 뜯어보기 전에 속전속결로 통과시키는 것이다. 날치기 전략의 행운을 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이 제시한 기업세 개혁은 최소한 원칙적인 면에서 사실 그다지 나쁘지 않다. 

민주당 성향의 경제학자들조차 판매세에 급여보조금을 보탠 것과 유사한 개념인 ‘현금흐름세’(DBCFT)로의 전환을 지지한다. 

그러나 라이언은 동료의원들이나 막강한 이익단체들에게 기업세제 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보기 좋게 실패했다. 본인 스스로 개혁의 요지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정확한 설명이다.   

현금흐름세의 경우는 상당히 기술적이다. 기업들로 하여금 부채를 잔뜩 일으키게 하고 특정 형태의 조세회피행위를 부추기는 현행 세제의 인센티브를 제거하자는 것이 그중 하나다.    

그러나 이는 공화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거리가 멀다. 공화당은 내심 조세회피를 선호한다. 트럼프가 국세청 예산 삭감안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공화당은 늘 일자리 창출자들에게 채워진 족쇄를 벗기기 위한 방법으로 세제개혁을 제시한다. 

따라서 라이언 하원의장은 그의 제안을 미국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조치로 가장하는 한편 개혁의 판매세 구성요소에 해당하는 ‘국경세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그릇된 설명은 그러나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우선 트럼프식 관세처럼 들릴 수 있다. 게다가 보수세력은 물론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분노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현 시점에 공화당의 주요 계획들이 수렁에  빠져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이유는 트위터 통수권자의 성격결함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 모두가 훨씬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당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책적인 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뜻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공화당은 대중적 고통을 초래할 의료플랜을 밀어붙이되 그에 따른 모든 비난을 오바마에게 돌리기 원한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원들은 원칙에 입각한 세제개혁을 포기하고 그 대신 부유층에게 수 조달러를 쥐어주는 플랜을 채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우리는 냉정한 사고 대신 빈말 구호를 앞세우는 정당이 실제로 정책을 책임지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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