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직후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말레이시아 현지 영자지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1면에 괴한의 공격을 받은 뒤 공항내 치료시설로 옮겨진 김정남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속 김정남은 청색 상의에 청바지 차림으로 1인용 안락의자에 축 늘어진 상태다. 오른쪽 손목에는 염주로 추정되는 물건이 감겨 있고, 왼손에는 시계와 반지가 끼워져 있다. 사진상으로는 얼굴에 화상 등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몸에도 상처 자국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현지 언론을 통해 새어나온 말레이시아 경찰의 일부 부검결과와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다만 눈을 감은 채 축 늘어진 모습으로 미뤄 때 의식을 잃어가거나 잠이든 상태라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한 뒤 공항 직원에게 영어로 “너무 고통스럽다. 너무 고통스럽다. 누가 액체 스프레이를 뿌렸다.” (Very painful, very painful, I was sprayed liquid.)라고 말한 뒤 쓰러졌다고 말레이시아 매체인 더스타가 17일 중국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김정남이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된 셈이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당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영어로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김정남은 이후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한 채 신음만 했다고 한다.
현지 영자신문에 최초 공개된 습격 직후 김정남의 모습. 공항내 치료시설로 옮겨진 김정남이 눈을 감은 채 축 늘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