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요건 강화에 13% 줄어
조지아 20% 이상 줄어
예상보다 빠른 수혜자 이탈
저소득층‘식량 불안’우려
최대 연방 식품지원 프로그램인 푸드스탬프(SNAP.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 수혜자가 1년 사이 13%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따른 근로 요건 강화 등이 본격 시행되면서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수혜자가 줄고 있다.
연방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SNAP 수혜자는 2025년 5월 4,220만명에서 올해 5월 3,660만 명으로 560만명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4,33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애리조나는 1년 사이 수혜자가 55%나 급감해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조지아·루이지애나·네바다도 20% 이상 줄었고, 플로리다 역시 약 22% 감소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SNAP(캘프레시) 수혜자 수는 최근 1년 사이 7%( 35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혜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강화된 근로 요건이 꼽힌다. 기존에는 주로 54세 이하의 부양 자녀가 없는 성인에게 적용되던 근로 요건이 이제 55~64세까지 확대됐다. 14~17세 자녀를 둔 부모도 대상에 포함됐으며, 노숙인 등 일부 기존 면제 대상도 더 이상 자동 면제를 받지 못한다. 해당자는 일정 시간 이상 근로하거나 자원봉사 또는 학교 교육에 참여해야 SNAP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혜자 감소가 반드시 ‘경제적 자립’의 결과인지는 불분명하다. 복지단체들은 실제로는 서류 제출과 행정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해 혜택을 잃는 사례가 상당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애리조나에서는 연방 규정 변경에 따른 추가 소득·가구 확인 절차가 신청자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주정부들은 갑작스러운 문의 전화와 행정업무 폭증으로 적시에 신청을 처리하기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피닉스에 사는 라다이아몬드 로페즈도 이런 사례다. 그는 지난 1월 소득과 가구 구성에 관한 추가 서류를 요구받으면서 SNAP 혜택이 중단됐다. 자녀들이 굶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식사를 거르거나 일부 공과금 납부를 미루기도 했다. 이후 과거 직장으로부터 퇴직 사실을 확인받고 자녀들을 임대계약서에 추가하는 등 서류를 보완했지만, 혜택이 다시 중단될까 불안한 상황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SNAP 수혜자 감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헤리티지재단의 레이첼 셰필드는 일자리를 얻어 소득이 증가하면서 복지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정책이 의도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단체들은 SNAP 감소가 저소득층의 식량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SNAP 수혜 가정의 자녀들은 다른 저소득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SNAP 중단이 무료 급식 등 다른 지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