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세단, 광저우차 플랫폼 활용
렉서스는 상하이팀에 개발 맡겨
혼다·닛산도 광저우·둥펑차 맞손
중, 무인화·AI·희토류 경쟁력 압도

전 세계 완성차 업계 1위인 도요타자동차가 3월 출시한 전기차가 플랫폼을 중국 광저우자동차에 맡기고 화웨이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용 모델이기는 하지만 중저가 모델이 아닌 대표 고급형 세단이 광저우차 모델과 같은 하부 틀을 사용한 것이다.
도요타의 럭셔리 라인업인 렉서스는 아예 신차 연구개발(R&D)부터 생산까지 상하이 엔지니어에 맡겨 양산할 예정이다. 혼다와 닛산까지 일본 완성차 업계가 중국에 의존한 신차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일본차 핵심 플랫폼을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첨단기술을 공동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본 브랜드 전기차의 상당수가 내부는 중국차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랫폼은 자동차의 하부 구조로 가격과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내연차에 비해 전기차의 경우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며 한 번 채택한 플랫폼은 바꾸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일본차의 ‘중국산 플랫폼’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신문은 세계 판매 1위인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3월 중국에서 출시한 중대형 전기 세단 ‘bZ7’ 외형이 중국 광저우차의 ‘A800’과 유사하다며 두 모델의 전·후륜 사이 길이 등이 ㎜ 단위로 일치한다고 전했다. ‘bZ7’은 도요타와 광저우차 합작법인이 개발한 차량으로 중국 화웨이의 전기 구동 시스템과 모멘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도요타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bZ3X’는 아예 광저우차의 브랜드 ‘아이안’의 3세대 전용 플랫폼을 활용했다. 이 모델에는 화웨이의 지능형 드라이빙과 스마트 콕핏 기술이 풀스택으로 장착됐다.
2025년 상하이에 100% 출자 자회사를 설립한 도요타는 내년부터 렉서스 전기차를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연간 10만 대 양산을 목표로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렉서스 전기차의 R&D는 중국 엔지니어들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의 제조 방식을 배우고 이를 흡수한 뒤 장기적으로는 다시 자체 개발 모델로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닛산의 중대형 배터리전기차(BEV) 모델인 ‘N7’과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 세단 모델인 ‘N6’은 둥펑자동차가 주도한 중국개발팀이 설계부터 개발, 부품 선택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N7에는 딥시크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가 활용되기도 했다.
3년 전 중국 전기차의 플랫폼 도입을 고민하다 보류했던 혼다마저 광저우차·둥펑차와 손을 잡기로 마음을 바꿨다. 혼다는 5월 광저우차의 플랫폼을 채택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둥펑차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핵심 기술을 중국 기업에 맡기는 일본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이 일본을 따라잡을 리 없다’던 2010년대 일본차 업체들의 호언장담이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다”며 “자동차를 디지털 제품으로 간주한 중국은 부품 간의 정밀한 조정과 마감의 질에 치중한 일본과 전혀 다른 자동차 제조업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중국차 업계가 로봇과 AI 활용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24시간 3교대 생산 체계를 갖춘 점, 개발 속도에서 일본보다 2배가량 빠른 점,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자체 공급이 가능한 점 등이 경쟁력의 배경으로 꼽혔다.
<서울경제=김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