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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거부로 급증한 홍역… 다른 감염병도 증가하나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6-03-06 09:19:44

백신 거부로 급증한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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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백일해·수막염·풍진·소아마비·디프테리아 등

집단면역 약화시 9가지 유행병 돌아올 우려

“ 퇴 치 된 질병 재발생 백신접종으로 막야야”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주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확인된 홍역 환자는 올들어 2달 만에 900건을 넘어섰다. 이는 “이미 2025년 전체 홍역 환자의 4분의 1이 넘는 수준”이라고 일리노이대 시카고 공중보건대학의 캐트린 월러스 교수는 말했다. 그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역은 알려진 질병 가운데 가장 전염성이 강하며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다. 감염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발열과 상기도 증상과 함께 편평한 붉은 반점 형태의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폐렴이나 뇌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매년 약 260만 명이 홍역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백신과 여기에 수두가 추가된 MMRV 백신을 각각 두 차례 접종하면 보통 평생 면역이 형성된다.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인구의 최소 95%가 면역을 가져야 한다. 이는 생후 12개월 미만처럼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 집단면역이 약화돼 유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접종률이 90% 이상인 주에서도 발병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스탠포드 의대 감염병 전문의 네이선 로 교수는 “유행이 더 오래 지속되고 규모도 커지며 더 자주 발생하는 ‘전환점’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2000년 이후 유지해 온 홍역 ‘퇴치 국가’ 지위를 올해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특정 지역에서 홍역이 자연적으로 더 이상 순환하지 않을 때 이를 ‘퇴치’ 상태로 본다. 최근 몇 달 사이 영국과 스페인 등 여러 나라가 이 지위를 잃었다.

월리스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먼저 나타난다”며 “그래서 홍역을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홍역이 나타나면 다른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병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유니세프 등과 공동 성명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경고했다. 일부 질병은 이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월리스는 “홍역은 우리가 가진 질병 가운데 가장 전염성이 강하다”며 “홍역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이며 다른 질병들도 결국 뒤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 백일해(pertussis)

홍역 다음으로 우려되는 질병은 ‘백일해(후핑기침)’라고 메릴랜드대 의대 소아과 캐런 코틀로프 교수는 말했다. 백일해는 경미하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이다. 심한 기침 발작이 나타나며 숨을 들이쉴 때 “?” 하는 소리가 나 이름이 붙었다. 코틀로프 교수는 “백일해의 치명률은 홍역보다 더 높고 특히 영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역과 달리 백일해는 완전히 사라진 적이 없다. 세균 감염이 3~5년 주기로 유행하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파가 줄어들어 환자가 감소했지만 “지금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임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백일해 환자는 2023년보다 약 6배 증가해 팬데믹 이전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2025년 초기 자료 역시 팬데믹 이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사드 오마르 교수는 “팬데믹 동안 환자가 줄어든 것은 접종률 감소가 가려졌기 때문이며, 그 추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일해 백신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을 함께 예방하는 DTaP와 Tdap 백신의 ‘P’에 해당하며 생후 2개월부터 접종 가능하다. 다만 평생 면역이 유지되지는 않아 추가 접종이 필요하며 특히 임신 중 접종하면 신생아에게 초기 면역을 전달할 수 있다.

 

■ 수막염(meningitis)

수막구균성 질환인 수막염은 홍역이나 백일해만큼 전염성이 높지는 않지만 2021년 이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CDC가 청소년 대상 보편적 접종 권고에서 수막구균 백신을 제외하면서 향후 유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리스 교수는 “지역사회에 수막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청소년 접종을 하지 않으면 대학 기숙사에서 집단 발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막구균 질환은 진행이 매우 빠르고 몇 시간 만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로 교수는 “수막염이 더 흔해지는 상황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 소아마비(polio)

소아는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해 총 4회 비활성화 소아마비 백신(IPV)을 맞는다.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마비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생존자는 평생 근육 약화나 피로, 관절 통증을 겪는 ‘포스트 폴리오 증후군’을 경험한다. UC 버클리 공중보건대학 아트 레인골드 교수는 “1950년대에는 소아마비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고 백신 개발은 엄청난 성공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소아마비는 1979년 이후 미국에서 퇴치됐지만 야생 바이러스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2년에는 뉴욕 록랜드 카운티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에게서 마비성 소아마비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 확산 증거는 없지만 접종률이 떨어지면 재유입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미 의학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시뮬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접종률이 50% 감소할 경우 2050년 미국에서 연간 430만 건의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 로타바이러스(rotavirus)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가 급속한 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생후 2년 이내에 감염됐다. 코틀로프 교수는 “지금은 백신 덕분에 젊은 의사들이 로타바이러스 감염을 거의 보지 못할 정도로 효과적인 백신”이라고 말했다. 백신 도입 전에는 매년 약 7만 건의 입원과 20~60명의 사망이 발생했다. 현재도 전 세계 어린이의 심각한 설사 질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RSV 감염은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지만 조산아나 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된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2023~2024년에 RSV 백신과 항체 치료제를 승인했다. 노인을 위한 백신도 승인됐다. 2024~2025 RSV 시즌 자료에 따르면 백신이 널리 사용된 첫 해에 입원율이 팬데믹 이전보다 낮았다.

 

■ 파상풍(tetanus)

파상풍은 다른 백신 예방 질환과 달리 집단면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는 환경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녹슨 못을 밟거나 화상, 작은 상처 등을 통해 토양이나 먼지 속 세균 포자가 몸에 들어가면 감염될 수 있다. 심한 경우 근육 경련이 발생해 뼈가 부러질 정도로 강한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40건 미만으로 드물지만, DTaP 접종률이 일부 주에서 감소하면서 향후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 풍진(rubella)

MMR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홍역과 볼거리뿐 아니라 풍진에도 취약하다. 풍진은 기침, 발열, 발진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임신 중 감염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임신 초기 감염되면 ‘선천성 풍진 증후군’이 발생해 유산이나 심장·시력·간·비장 이상 등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JAMA 시뮬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접종률이 50% 감소할 경우 25년 내 미국에서 약 990만 건의 풍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 B형 간염(hepatitis B)

B형 간염은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간 감염 질환으로, 특히 산모에서 신생아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나이에 감염되면 훗날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1980년대 후반 백신 도입 이후 영아 감염은 99% 감소했다. 그러나 CDC가 모든 신생아에 대한 보편적 접종 권고를 중단하면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디프테리아(diphtheria)

디프테리아는 현재 미국에서는 드문 질병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여행을 통해 유입된 사례도 있다. JAMA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접종률이 50% 감소할 경우 2050년 미국에서 연간 약 197건의 디프테리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디프테리아는 공기 중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코와 편도, 인후 조직을 빠르게 손상시킨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의 경우 약 30%가 사망할 수 있다. 코틀로프 교수는 “디프테리아는 아이를 사실상 질식시키는 감염병”이라며 “이 나라에서 이미 퇴치했던 끔찍한 질병들이 비합리적인 이유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두렵다”고 말했다.

< By Kathleen Felton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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