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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진단/ 복수국적법 절차 문제도 심각] 국적이탈 수속에 2년이나 걸리다니

미국뉴스 | 사회 | 2026-01-14 09:08:30

국적이탈 수속에 2년이나 걸리다니, 복수국적법 절차 문제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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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18세 이전 신청해도

법무부 행정절차 ‘하세월’

선천적 복수국적자 발목

 처리 지연에 불만 고조

“절차 개선도 시급” 지적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만을 선택하는 이른바 ‘국적이탈’ 절차가 통상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면서 한인사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법정 기한을 지켜 신청하더라도 과거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마무리되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행정 처리 속도가 퇴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는 지난 2005년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일부 한국인들의 원정출산에 따른 병역기피를 방지하겠다며 발의한 개정 국적법에 근거한다. 이른바 ‘홍준표법’ 시행 이후, 미국 등 해외에서 출생한 한인 남성은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국적자일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완료해야 한다.

이 기한을 넘길 경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중국적자가 되며, 만 38세가 되는 해 1월 1일까지 최대 20년간 한국 내 병역의무 대상자로 묶이게 된다. 

 

LA 총영사관의 박제성 국적 담당 영사는 “현재 국적이탈 신청은 법무부의 최종 승인까지 평균적으로 약 18개월이 소요되고 있다”며 “법무부의 업무 처리량에 따라 기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국적이탈을 실제 신청한 한인들 중에는 처리 기간이 최고 2년까지 걸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인 김모씨는 “첫째 아이가 국적이탈을 진행했을 당시에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둘째 아이는 2년이 걸린다는 설명을 듣고 당황했다”며 “군 입대나 향후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미리 정리하려 했지만 행정 지연으로 답답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특히 많은 가정이 간과하는 현실적인 장벽은 국적이탈 이전에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한국 내 가족관계 등록 절차다. 미국에서 결혼해 계속 거주해온 상당수 한인들은 한국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자녀 역시 한국에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부모의 국적상실 신고, 부모의 혼인신고, 자녀의 출생신고가 차례로 선행돼야 하며, 이후에야 자녀의 국적이탈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어바인에서 자녀의 국적이탈을 진행한 또 다른 한인은 “미국에서 결혼했고 아이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신고할 일이 없었다”며 “막상 국적이탈을 하려니 먼저 한국에 혼인신고를 하고, 이어 아이의 출생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결혼증명서와 출생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재발급까지 요구돼 준비에만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게다가 국적이탈은 단순한 행정 신고가 아니라 재외공관 접수 이후 외교부·법무부 심사, 국적심의위원회 검토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절차다.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동일인 확인서 등 20여 종에 달하는 한국 서류가 필요해 서류 준비와 작성에 드는 시간과 부담도 적지 않다.

국적이탈 신고 시기를 놓친 남성은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22년 도입된 이 제도 역시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 자체가 한인 2세들을 병역의 족쇄에 묶어두는 구조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그에 앞서 행정 디지털화 시대에 걸맞은 처리 기간 단축과 절차 간소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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