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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 방치하면 ‘꼬부랑 허리’ 된다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11-25 09:21:40

척추관협착증,꼬부랑 허리, 근육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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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디스크와 달리 서서히 진행

허리서 엉덩이·허벅지로 통증 퍼져

구부정한 자세 편해 습관 될수도

 

30년 넘게 다녔던 회사를 나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60대 남성 박 부장(가명)은 얼마 전부터 출근이 괴로워졌다. 걷기만 하면 다리에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 탓이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많이 걸어서 근육통이 생긴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통증이 허리까지 번져 좁은 경비실에 앉아 근무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일 수 있다는 정보를 접했지만 증상만으로는 도저히 구분할 수 없었다. 심란해하던 박씨는 지인의 권유로 신경외과를 찾았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허리를 붙잡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기온이 낮아지면 인체는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그 결과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고, 근육 내 젖산이 쌓이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추운 날씨로 야외활동이 줄고 대사량도 감소함에 따라 체중이 늘고 허리 근육이 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척추를 지탱하는 힘이 떨어지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의 요통이 악화된다. 이렇듯 겨울철에 나타나는 요통은 대부분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생긴다. 허리가 묵직하게 뻐근하고, 아침에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하지만 움직이면 조금씩 풀리는 게 특징이다. 반면 허리에서 엉덩이·다리로 저리거나 찌릿함이 퍼지는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강석형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가 묵직하거나 뻐근한 통증으로 시작하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하는 간헐적 파행으로 발전한다”며 “엉덩이·허벅지·종아리까지 이어지는 하지방사통은 신경이 눌려 압박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그 안에 숨어있는 원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나 신경이 압박을 받는 질환이다. 허리 신경이 눌리면서 다리로 방사되는 통증을 유발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혼동하기 쉬운데 자세히 알고 보면 그 양상이 다르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은 급성으로,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이 허리를 숙이거나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데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이거나 누우면 통증이 덜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허리를 굽힌 자세가 습관화돼 이른바 ‘꼬부랑 허리’로 굳어지기도 한다. 결정적 차이는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에 있다. 추간판탈출증이 나이를 가리지 않는 반면 척추관협착층은 주로 5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서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한 외부적인 판단보다 환자 스스로 느끼는 증상의 심한 정도가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우선시된다. 방사선학적으로 심하게 막혀있는 척추관이라도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강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내원했을 때 대개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부터 시도한다. 호전 여부가 뚜렷하지 않다면 흔히 신경차단술이라고 불리는 ‘경피적 경막외강 성형·박리술’ 등 좀 더 적극적인 통증 조절 방식을 고려한다.

 

이런 방식은 질병이 발생한 부위는 놔둔 채 통증 완화와 손상 진행을 늦추고 기능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다만 보행장애가 심하거나 신경 마비, 근력저하가 진행된 중증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 환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수술을 해야 할지 여부다. 강 교수는 “다리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 압박의 신호이므로 참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면 가까이 있는 척추전문병원 또는 대학병원 세 곳에서 진료를 보고 다양한 의견을 구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 번 손상된 척추는 이전 상태로의 100%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평소 올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겨울철엔 아침 기상 직후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천장을 보고 만세를 해주거나 브릿지 운동을 10회 하는 것만으로도 척추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 기자>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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