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예쁜 물건들로 가득한 상점들, 쾌활하게 총총 걷는 여자들, 카페 웨이터들, 의대 학생들, 중개인들, 공중 사무소 직원들을 피해, 삶에서 뿌리 뽑히고 삶 바깥으로 내던져지고 버팀목을 잃은 랭보나 프루스트는 하염없이 거리를 방황해야 했고, 아니면, 먼지 풀썩이는 어느 작은 공원에서 머리를 가슴에 떨구고 졸아야 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맞이하는 일상속의 단면을 예리한 작가의 통찰력으로 인간 내면에 흐르고 있는 미세한 감정을 실존주의의 시각으로 포착한 나탈리 사로트의 <향성(Tropism)>의 진수입니다.
<흐르는 세월, 끊임없이 변하면서도 개미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현실>을 가장 잘 묘사한 사로트의 영적 성찰을 지금 가을의 하이라이트인 시월의 정상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가을의 향성(Tropism)을 <가을의 열매, 석류(Pomegranate)>가 현시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하, 하박국 3:17~19의 성경말씀은 <차원높은 감사>를 하게 만드는 <강렬한 영적 향성의 집약체>입니다.
가을의 석류는 하루 아침에 붉어지지 않습니다. 단단한 껍질 안에서 천천히 붉어집니다. 겉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어 보여도, 그 속에서는 생명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현실의 메마름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내면을 가장 절실하게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교회를 향하여 초대교회가 갖추어야 할 성령의 아홉 열매를 소개하면서 <인내(Perseverance)>를 강조하였습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갈라디아서 5:22~23). 위대한 향성의 영적 통찰력으로 직시하면, 가을의 석류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 독특한 향성(Tropism)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양과 바람,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며 천천히 붉게 익어갑니다. 이 서서히 익어가는 <지속적인 향성>이야말로 신앙인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영적 향성의 으뜸되는 <신앙의 본질>입니다. 성령의 열매 중 인내(忍耐)는 단순히 참고 버티는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향해 흔들림 없이 기울어 있는 영혼의 향성을 이루는 가장 강력한 기초입니다.
사로트는 인간 내면의 미세한 반응을 트로피즘(Tropism), 즉 향성이라 불렀습니다. 식물이 빛을 향해 기울이듯, 영혼도 하나님을 향해 조용히 기울어집니다. 그러나, 그 방향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감정의 열정’이 아니라, ‘믿음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나탈리 사로트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영혼 내면의 향성>에 관하여 핵심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인간의 영혼에는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다.” 그 움직임이 바로 하나님의 빛을 향한 반응이라면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내>가 있습니다.
하박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현실에서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그 고백의 뿌리는 인내였습니다. 감사도, 기쁨도, 믿음도 결국 “오래 참음”이라는 <인내> 위에 세워집니다. 오늘 우리가 견디는 시간은 헛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영혼의 방향이 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석류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말씀과 기도 앞에서 우리의 영혼을 향성으로 거듭나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점점 무르익어가는 가을, 붉게 물든 단단한 껍질을 열어보며, 알알이 보석처럼 박혀있는 석류의 열매 속에서 참 인내가 무엇인지, 그리고,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 – “오직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라” – 그 <차원 높은 감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옵소서.
이 가을에 우리 영혼 안에 참 영적 성숙이 일어나게 하시고, 하나님을 향하게 자라가는 가을의 향성을 영혼 깊이, 마음 깊이 알아가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성령의 숨결로 맺히는 인내의 열매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주님 안에서 고요히 익어가는 감사의 여정이 되게 하시며, 우리의 삶이 석류처럼 인내의 향성, 감사의 향성으로 빛나게 하옵소서. 가을의 영성 속에서 날마다 새로이 거듭나게 하시는 중생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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