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자(시인 수필가)
바람결은 선선해 졌지만 한낮엔 여름 잔상이 남겨져 있는 계절의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계절 흐름은 해마다 어김없이 여름을 다시 불러 앉힐 터이지만 인생은 되돌아갈 수가 없다. 살 던 곳에서 떠나와 사는 존재들은 회귀본능이 있기 마련이라 고국 명절이 다가오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명제가 유난히 크게 클로즈업 되곤 한다.
그리운 고국 산천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움을 안고 산다는 것은 고향이 있기에 우러나오는 연모의 마음이다. 이방인으로 고국을 품고 산다는 것은 고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체성, 문화적 유대감 등에 대한 감사가 내포되어 있다.
추석명절이 들어선 시점이라 고국 내음이 더욱 간절해지는 즈음이라 사뭇 달 빛 좋은 밤을 기대하게 되면서 가슴이 산만해지는 가을 밤이다. 높아지는 하늘 만큼이나 새로운 기대를 품으며, 추석을 기해 더 나은 안정된 정세와 평화 속에서, 고국도 이방 나라에서도 평안하게 보내지기를 소원 드리게 된다.
고향 명절이 돌아오면 이방인의 고달픔을 마음껏 풀어 놓을 수 있는 어머니 품 같은 한국 하늘 쪽을 바라보게 된다. 고국이 품어주든, 외면 하든 우리 이민자들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기둥으로 삼아왔다.
몸이 떠나 있다 해서 마음까지 떠나지지는 않는 것이 고국이요 고향이다. 쉼 없는 그리움의 손짓이었음에도 어두운 뉴스들로 한숨과 실망을 되돌려주곤 하는 고국이다. 한국 정치계와 사회 진면목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것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게 만들지만 고국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본체와 그림자는 분리될 수 없듯 고국은 우리네 뿌리였기에 모종 된 자로 이국 땅에 탄탄한 뿌리를 내리며 버텨내야만 했었다. 어설픈 이민 1세보다 더욱 견고히 든든한 뿌리를 내린 2세들이 가상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긴 세월을 견디며 당당한 한국인 2세로 자리매김 할 때까지의 노고는 높이 평가받아야 할 일이다. 이민자의 소외감과 정체성을 헤아려 줄 수 있는 고국이기를 얼마나 소망했던가. 실은 고국이 있어주었기에 이방인의 삶을 버틸 수 있었음을 고국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할 것 같다. 재외동포들의 간절한 기도와 바램이 오늘날의 고국이 존재하게 된 것 까지도.
음악, 드라마, 음식 등으로 한국 문화 열풍이 유럽과 미국을 위주로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 이제 한국은 제3 세계의 모델이 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이 부러워하는 나라임에는 틀림 없다. 1980년대 한국은 무역과 수출로 국민 GNP 1만달러를 돌파했고, 10년후 2만달러 대로 모범적인 선진국으로 들어서게 되면서 IT 강국으로 진입했다.
경제, 문화 기술 등 다양한 분야애서 현재 한국GDP 순위는 세계 12위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이 이룬 성과가 프랑스, 일본마저 앞질렀다는 통계자료는 퍽이나 이례적이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미국인 학자가 최근에 기고한 글의 한 부분이다. ‘한국 국민은 자국의 위대함을 모른다! 급격한 도약의 과정을 거친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위상을 제대로 인식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상당한 격차로 한국을 능가하는 선진국은 현재 없다. 세계 여러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임에 자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한국 전란 이후 10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한국만큼 기술, 문화, 스포츠, 건축 등 다방면으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나라의 유래를 찾을 수 없다.’ 고
했다. 기술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이미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음이다. 고국이 있기에 얻게 되는 정체성은 자아 인식과 문화,역사, 전통을 통해 소속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실어준다.
차세대들에게는 모국의 위상에 자부심과 글로벌 리더 로서의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도 얻게 된다. 뿌리를 되돌아보며 문화적 동질감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재정립하고, 이국에서 이방인의 삶을 통해 기댈 수 있는 언덕 같은 감사를 절감할 수 있게 됨을 부인할 수 없음이라서 한국을 어버이처럼 버티어 주고 있는 모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고국을 향한 정체성 측면에서 고국의 존재성이 국제 평가 기준에서 상위권에 진입했다는 소식은 우리네 이민자들로 하여금 자부심을 안게 됨을 고국이 유념해 주기를 바램 해본다. 고국을 향한 정체성으로 허리가 쭉 펴지고 어깨에 힘이 실린다.
부디 안정된 고국 소식들이 전해지기를 기대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짖고 싶은데 왠지 목이 메인다. 곧 다가올 추석, 한가위 보름달이 조금 기운 듯 원을 그리며 환하게 떠올랐다. 고국도, 이민자들도 보름달처럼 둥글게 살라며 골고루 비춰주고 있다. 고국을 품도 산다는 것이 부디 한가위만 같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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